수면 위로 올라온 차량..'완도 실종 일가족' 맞았다
실종 전 CCTV 속 옷차림
카드사 등에 1억여원 채무
전남 완도군 신지도 바닷속에서 인양된 실종 초등학생 일가족의 승용차에서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지문 대조를 통해 이들이 지난달 말 실종된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조모양(10)과 30대 부모인 것을 최종 확인했다.
광주경찰청은 29일 오후 1시20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 인근에서 인양한 아우디 승용차 안에서 시신 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인양된 승용차의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 뒷좌석에는 성인 여성과 아이가 있었다.
경찰은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시신 3구의 옷차림이 조양 가족이 실종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 대조를 통해 이들이 실종됐던 조양 가족임을 최종 확인했다. 경찰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승용차도 감식을 통해 오작동 여부 등을 살피기로 했다.
경찰과 해경은 이날 오전부터 55t급 바지선과 25t급 크레인선 등을 동원해 송곡선착장 방파제에서 80m 떨어진 바닷속에서 지난 28일 발견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승용차 인양작업을 진행했다. 차량 인양은 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아우디 차량은 조양 아버지가 2018년 신차를 월 90여만원에 장기 리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0대 중반의 젊은 부부가 왜 초등생 딸과 함께 사망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양 부모는 지난해 중반 운영하던 컴퓨터 관련 업체를 폐업한 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조양의 집 현관에는 최근에도 노란색 ‘법원 특별우편 송달’ 안내장이 붙어 있었다. 법원 특별우편 송달은 법원 집행관실에서 민사나 형사 소송, 채무불이행 등의 내용을 서면으로 보내는 우편물이다. 경찰 조사에서 조양 어머니가 신용카드사에 27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갚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족이 아파트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한 정황도 있다. 경찰은 “금융기관에서 아직 정확한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조양 부모의 채무가 1억원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양 가족의 집을 수색한 경찰은 조양 부모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지난달 가상통화인 ‘루나 코인’을 인터넷으로 여러 차례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루나 코인’은 지난달 하루 만에 98% 폭락했다. 경찰은 가상통화 투자 실패가 조양 가족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양 부모는 또 ‘방파제’ ‘추락’ ‘물때’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기도 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광주광역시에 있는 아이의 학교에 한 달 일정의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조양 부모는 학교에 “제주도 한 달살이 체험을 하겠다”며 지난 5월19일부터 6월15일까지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체험학습 기간이 지난 16일 이후에도 조양이 계속해서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귀한·강현석 기자 go@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람난 아빠가 죽었다, 내연녀에게 줄 위자료 남기고
- “병가 한 번만 줬어도…” 20대 청년 앗아간 ‘아파도 출근’
- [오피셜] 메시, 결국 MLS로 간다···인터 마이애미행 확정
- ‘이동관 아들 학폭 의혹’에 장예찬 “지지자들도 걱정 많더라”
- 부모 맞아?…18개월 아들 이륜차에 태우고 ‘고의 사고’로 보험사기
- 이채익 “우크라이나 6·25 참전국인데”···김병주 “당시 소련이었다”
- ‘현충일이 고기먹는 날?’…고기팔기 혈안, 순국선열 잊은 ‘육육데이’
- 대법관도 거부 검토, 사법부 흔드는 대통령
- “옆집 이사오더니 대박났어요”…이웃 낙수효과 엄청 나네
- 발목뼈 뚫고 나왔는데 소량의 혈흔…아내를 죽인건 남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