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출범 추진 '강제징용 민관기구' 난항 예상

유신모 기자 입력 2022. 6. 29. 21:07 수정 2022. 6. 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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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한·일 현안 해법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 여파로 꽁꽁 묶여버린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해법 마련에 나섰다. 강제징용 해결을 위한 ‘민관합동기구 구성’ 추진은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민관합동기구에서 내린 결론과 정책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여 해결책을 마련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하지만 강제징용 문제 해결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단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난관의 연속이어서 향후 순조롭게 일이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일단 민관합동기구 출범부터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와 전직관료·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이 기구는 당초 예상보다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이 기구는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배상금을 내지 않고 ‘대위 변제’ 등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정부에 건의해야 하는 ‘악역’을 맡아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외교부는 민관합동기구를 다음달 4일 출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2018년 대법원 판결로 승소한 피해자 15명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 이들이 일본 기업의 직접 배상 외 다른 해법을 받아들여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거부하면 해결 방법이 없다.

더욱이 강제징용 문제는 이미 승소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정부가 인정한 강제징용 피해자는 모두 21만여명이다. 이 중 1000여명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에게도 일본 기업이 배상하는 방식이 아닌 합의금 지급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제징용 기금이나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기금 조성이나 재단 설립에 일본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명분을 갖기 어렵다. 또한 소송을 통해 일본 기업으로부터 배상을 받아내는 대신 국내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국내 입법 절차를 밟아 법적 근거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강제징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이 같은 과정들이 동시에 입체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민관합동기구가 출범하면 강제징용 배상 관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문제을 모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기업으로부터 직접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아닌 다른 해결 방식은 국내적 반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서 가장 고민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강제징용 해결이 국내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일본도 노력했다는 흔적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 측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거나 기금 출연, 재단 설립 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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