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래 성장동력으로 '클린테크' 육성.. "5년간 2조 투자"

취임4년 구광모 회장 '강드라이브'
바이오소재·폐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서 기회 모색
구 회장, 화학 R&D 연구소 찾아
"고객경험 혁신할 기술 선도 중요"
기존 관행 탈피 인재 채용도 당부

구광모 LG 회장(왼쪽)이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 제공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기술인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의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급성장하는 미래 친환경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LG는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해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29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취임 4주년을 하루 앞둔 전날(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LG화학 R&D(연구개발) 연구소를 찾아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전략을 점검하고 클린테크 분야 연구에 매진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은 특히 현장에 전시된 바이오 원료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등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이와 함께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계획과 R&D 인력 현황을 점검하며 지주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확인했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기술 인재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같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이 LG화학 R&D 연구소를 찾은 것은 클린테크 육성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중장기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전략보고회를 이어오고 있는데,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구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들은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활용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LG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은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미국 곡물기업인 ADM과의 합작법인(JV)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t 규모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아울러 충남 대산에 있는 LG화학 대산공장에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시설도 신설한다.

탄소 저감 기술 분야에서는 대산의 나프타분해센터(NCC) 공장에서 발행하는 메탄을 이용해 연 5만t 규모의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또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국내기업 ‘켐코’와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폐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금속을 전구체 생산에 활용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LG가 클린테크 분야를 육성하려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LG가 이미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 역량을 갖춘 만큼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