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경쟁 '시동'..97세대 강병원 출사표, 이재명 '예열'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윤승민 기자 2022. 6. 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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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 비이재명' 구도 드러나자 합종연횡 가능성 거론
강병원 '97 주자' 첫 출마 선언..이 의원, 경선 사무실 물색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경선판이 빠르게 짜이고 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경선캠프 사무실을 물색하며 사실상 출마 행보에 나섰다. 이에 맞선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인 강병원(사진)·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도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거나 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 비이재명’ 구도가 형성되자 당내에선 경선규칙 논쟁이 증폭되고 비이재명계 주자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 안팎의 시선은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경쟁에 맞춰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잇따른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쇄신 없는 자리 다툼으로 비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두 달 남겨둔 29일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 의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전당대회 경선캠프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을 만나면서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상당수가 대선·지방선거 책임론과 차기 대선 후보 보호 등을 언급하며 부정적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재인계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잇따라 불출마하면서 이 의원의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사무실을 물색하는 등 출마 의지를 굳히고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국회 안과 국회 밖 여론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여의도 내에서 출마 반대 여론이 높아질수록 여의도 밖 당원들의 출마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르면 7월 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이 29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병원 의원은 97세대 주자들 중 처음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강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하나로 뭉치는 당을 만들겠다”며 “뼈를 깎는 혁신, 책임정치, 신뢰 회복을 통해 승리하는 민주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도 이번주와 다음주 초쯤 잇따라 출마 회견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날 당내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이인영 의원과 만나 출마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들과 만나 “세대교체 역할을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비이재명계의 도전은 향후 후보 단일화 등 합종연횡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선이 유력하지만 비이재명계 전체가 단합할 경우 경선판이 술렁일 것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다. 선거 패배 책임론, 당 혁신을 놓고 격돌할 경우 만만치 않은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경선규칙 논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현 단일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해 최고위원 권한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유불리 논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총선 공천권과 주요 당직 임명권, 최고위원 지명권을 배분하는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규칙 개정을 놓고 이 의원 측은 “현행대로 하자”는 의견이 많고, 비이재명계는 “집단지도체제 강화”를 주장하는 식이다.

다만 당내에선 지나친 진영 간 대결로 비화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잇따른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과 혁신, 당의 비전·가치 논쟁이 실종된다면 민심 회복은 영원히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두·윤승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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