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적자 공기업 '성과급 파티'라니..
'우리 사람들한테서 받은 것들 있지요? 그것을 돌려줘야 쓰겠는데요?'
조건 없이 줄 땐 언제고 느닷없이 돌려 달라는 상황,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죠. '줬다 뺏는 건 나쁜 거'라는 말도 있듯이 사실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면 이런 경우엔 당연히 항변해야 합니다.
그런데 받을 자격은 고사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셀프로 받은 뒤, 비판이 쏟아지자 슬그머니 반납하겠다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일부 공기업 경영진들의 성과급 얘깁니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주제에, 과다한 성과급을 받고는 이제 다시 토해내고 있거든요.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총 18곳에서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3천847억 원. 6조 원 가까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무려 1,586억 원을 나눠 가졌습니다. 대규모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며, 심지어 자본잠식 상태 공기업까지도 '성과급 파티'를 벌였지요.
정부는 올해부터 경영실적이 안 좋은 공기업에 대해선 성과급 자진 반납을 권고했는데, 자진 반납이다 보니 일부 공기업은 모른 척, 아예 묵묵부답인 곳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공기관의 부채는 무려 583조 원. 최근 5년만 보더라도 84조 원이 증가했지만, 이들 공기업 임직원들이 이를 모를 리는 없을 거고, 그럼 모르고 싶은 거겠죠?
경제학자 케인스는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공개혁조차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는 정부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이가 있을까요. 오히려 자칫 잘못하다간, 정부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듣기 십상입니다. 자기 목에도 방울을 못 다는데 누구 목에 방울을 달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적자 공기업 '성과급 파티'라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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