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전범에 공소시효는 없다"..101세 부역자 징역 5년 선고

권영은 입력 2022. 6. 29. 2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독일 법원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101세 남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독일 법원이 강제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존 뎀야누크(당시 91세)에게 '살인 조력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 법원, 나치 강제수용소 경비원에 5년 형 선고
101세로 법정 선 최고령 전범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 적용 안 돼"
독일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 내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101세 남성이 28일(현지시간) 브란덴부르크주 노이루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러 가면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노이루핀=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법원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101세 남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판에 넘겨진 나치 전범 중 최고령이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주(州) 노이루핀 법원은 이날 요제프 쉬츠로 알려진 101세 남성에게 징역 5년을 판결했다. 20대 초반이던 1942~1945년 독일 베를린 인근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수감자 3,518명의 학살을 직·간접적으로 방조한 혐의다. 그가 직접 살해 행위를 하진 않았지만 수용소 안에서 집단 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도 방조·가담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쉬츠는 21세 생일 직전 나치 친위대원(SS)으로 입대했으며, SS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로텐퓌러까지 진급했다.

그러나 쉬츠는 전날 열린 최종 변론에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당시 농장에서 일했다면서 경비원 근무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아 공분을 샀다. 그의 변호인은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것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 충분치 않다"며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고등법원이 그의 항소를 심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고령인 만큼 그가 실제 수감될 가능성은 낮다고 외신은 전했다.

피해자 관련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고 있다. 독일 유대인 단체인 유대인중앙위원회의 요제프 슈스터 회장은 "고령으로 형기를 다 채우기는 어렵겠지만 판결을 환영한다"며 "강제수용소에서 일했던 수천 명은 '살인 기계' 시스템의 일부였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피오트르 치빈스키 아우슈비츠기념관장도 이메일 성명을 통해 "강제수용소의 가해자 대부분이 전쟁 직후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번 판결은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10년 전만 해도 쉬츠처럼 집단수용소에서 근무한 것만으로는 죄를 묻기 쉽지 않았다. 직접적인 가혹행위나 살인죄의 증거가 있어야만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독일 법원이 강제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존 뎀야누크(당시 91세)에게 '살인 조력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직접적인 살인죄의 증거가 없더라도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이후 쉬츠처럼 강제수용소에 근무한 하급관리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도 이어지고 있다.

쉬츠를 기소한 검사 토마스 윌은 "사람들을 독살하고 총살한 강제수용소에서 3년간 일한 사람이 살인을 방조한 죄가 없다는 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바 있다.

한편 1936년 세워진 작센하우젠 수용소에는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등 20만 명 이상이 수용됐으며, 이들은 △강제노동 △살해 △의학 실험 △기아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