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회 지라시'에 안철수 "누군가 시선돌리려 거짓말" 이준석 "뭐하자는 거냐"

한기호 2022. 6. 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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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 참석한 安
'前대권주자 이재명 거론, 당권 시사' 출처불명 받은글 돌아
安측 "당권 언급 누구도 안했다..특정세력의 음해 조작"
'익명 인터뷰' 피해호소 李 "익명 지목? 이름 걸고 하든지"
지난 6월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준석(왼쪽부터) 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자신이 당내 모임행사에서 차기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는 '지라시'가 확산되자 "누군가가 시선을 자기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모으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라고 밝혔다. '누군가의 시선 돌리기'란 취지의 언급이 당 중앙윤리위 징계심의를 앞두고 당내 갈등을 연발하는 이준석 당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왔는데, 이 대표는 "뭐하자는 거냐"는 반응을 보였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한국양자협회 미래전략 심포지움'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날 행사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 저, 많은 구청장들이 모였다. 그분들에게 사실을 확인하면 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전날(28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2·5회)'에서 주최한 지방선거·보궐선거 당선인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100여명과 국회의원·기초단체장 당선인, 차기 대권·당권후보군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 모인 자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안 의원이 행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거론하며 대선주자인 자신이 당 대표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는 출처 불명 '받은글'이 돌았다. 이 글에는 안 의원의 해당 발언에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내용까지 실렸으나, 실제 사실관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안 의원은 행사 축사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소감 등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제 얘기는 다 함께 잘 해보자는 것이지, '민주당' 쪽에 대한 어떤 얘기도 나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차기 당권이나 이재명 의원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었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전혀 없다"며 "어제는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말을 했다"라고 일축했다.

안 의원실은 이날 공식 입장문으로 "어제 이오회 모임 관련해서 돌고 있는 소위 '받글'(받은글 줄임말)의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의 조작글"이라며 "어제 모임은 당선자 및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한 자리였고, 힘든 여건에서 지방선거를 승리한 서로에게 격려하고 덕담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또 "참석자가 많았기 때문에 추가 확인 취재로도 곧 밝혀질 사안이지만 당권, 대권, 특정인 거명 등의 내용은 안 의원은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서도 전혀 언급된 바 없다"며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불순한 목적과 의도를 담은 음해의 글로서 허위사실에 대한 유포시에는 관련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최근 안 의원과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간장 한사발' 발언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이오회 모임 당권·대권 발언설에 관해 "개개인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 평가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안 의원이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공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총선(서울 노원병)에서 내가 이겨서 그런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선 "안 의원이 2016년에 살고 계신가보다. 평생 즐기시라"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포항 방문 일정 중 만난 취재진으로부터는 안 의원 측의 '특정 세력의 음해글'이란 입장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에 "전 안 의원이 무슨 모임에 갔는지 관심 없고 들은 바도 없고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다는 건지도 언론을 통해 보는 것도 없다"며 "당당하면 걸고 지목하시고 검증할 게 있음 하시고, 그게 아니면 익명 인터뷰에 익명 지목까지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국민일보에서 익명의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면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혀달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일 공유하며 "언제까지 저는 가만히 있는데 이렇게 메시지 혼선을 가져올지"라며 "오늘 등장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누구였을까"라고 반응했다.

사실상 대통령실을 향해 종전의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프레임을 재차 부각한 것이다. 이날 그는 취재진에게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에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런 익명 인터뷰를 한다"며 "국민 여러분도 익명발로 나오는 인터뷰는 어지간해선 다 무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서도 지난 24일 같은 신문이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측'이 "(2013년 성접대 제공자라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던진 미끼를 안 물었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며 자신을 겨냥했다는 보도를 페이스북에 공유, "안 의원 측에서 윤리위에 특별한 관심이 있군요"라고 언급해 시선을 모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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