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뛴다" 기대인플레 3.9%..10년 2개월만에 최고치
1년간 소비자물가 체감상승률·금리수준전망지수 등 사상 최고 기록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와 먹거리 등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3%)보다 0.6% 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2014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 폭 또한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2.0%) 2%대에 진입한 뒤 올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3%를 나타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상승(4.0%)도 한 달 만에 0.6% 포인트나 뛰어 사상 처음으로 4.0%대에 들어섰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 제품이 8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농축수산물(44.2%), 공공요금(31.4%) 순이었다. 전월과 견줘 석유류 제품(11.7%포인트), 농축수산물(5.5%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늘어난 반면 공업 제품(-4.9%포인트), 잡세(-4.0%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도 149로 역대 기록을 세웠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지수가 5월(146)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은 한 달 새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주택가격 전망지수(98)는 1개월 사이 13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출 금리 급등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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