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맞선 '97세대'.. 민주당 '양강양박' 당권 도전

박세인 2022. 6. 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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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를 상징하는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잇따라 당권에 도전한다.

친문계 유력 주자였던 전해철·홍영표 두 의원이 출마 뜻을 접고 뒤로 빠지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맞선 이들 97세대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97세대 등을 포함한 재선의원들은 이재명 의원 등 '대선·지선 패배 책임자'의 불출마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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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출마선언 "패배의 무기력과 결별"
박용진도 출마 예고.. 박주민·강훈식도 준비
이재명측, 경쟁자보다 지도체제에 더 촉각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를 상징하는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잇따라 당권에 도전한다. 친문계 유력 주자였던 전해철·홍영표 두 의원이 출마 뜻을 접고 뒤로 빠지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맞선 이들 97세대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이재명 의원 측은 당대표 선거 이후 지도체제의 향배에 더 신경 쓰는 모양새다.


강병원 "새로운 인물 경쟁해야" 출사표

강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당의 위기와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며 “패배의 무기력함과 단호히 결별하고 철저한 반성과 혁신, 통합과 단결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를 강조하며 세대교체론을 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듯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분들이 나와서 대결하는 것은 국민 눈에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경쟁해서 기대와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강양박’ 릴레이 출마 초읽기

강 의원에 이어 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도 앞다퉈 당권 레이스에 합류한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가든 부든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용진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도 출마 선언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97세대 등을 포함한 재선의원들은 이재명 의원 등 ‘대선·지선 패배 책임자’의 불출마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전해철 의원이 가장 먼저 이에 호응해 지난 22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홍영표 의원도 28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의원을 압박했다.

여기에 97세대 의원 4명이 동시에 당권에 도전하면서 '이재명 책임론'에 더해 '세대교체' 요구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이인영 의원이 ‘양강양박’에게 ‘세대교체론이 사그라들면 안 된다, 빨리 결단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출마선언을 독려했다”면서 “이인영·홍영표·전해철 의원이 흐름을 같이했다는 것은 단순히 국회의원 몇 명이 아니라 당 전체가 원하는 흐름이고 필요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우상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예산=연합뉴스

'대세론' 이재명 잡는 비토 그룹 결집하나

이처럼 이재명 의원이 포위된 형국이지만, 아랑곳없이 당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상 ‘1강’으로 꼽히는 그와 경쟁을 벌이려면 ‘비명’(비이재명) 그룹이 뭉쳐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무성하다. 세대교체를 주장하지만 대선 후보를 지낸 이 의원의 대세론을 꺾기에는 체급 차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각기 성향이 다른 97세대 당권 후보자들이 손을 잡고 연합전선을 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의원 측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친명계에서는 ‘누구와 경쟁할 것이냐’보다도 ‘어떤 지도체제로 갈 것이냐’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고위원의 권한을 강화하면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권한을 행사하는 데 제약이 적지 않다. 이에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마지막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출마 결정을 하려면 룰이 먼저 정해져야 하지 않느냐"라며 "개인적으로는 (이 의원이) 출마 선언을 굳이 빨리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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