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건희 허위경력 50일간 답변불응' 보도에 대통령실 침묵 왜?
서울경찰청 "수사중 사건, 제출안했는지 확인 못해줘"
민주당 "일반인이면 가능한가, 이러려고 경찰 장악하나"
대통령실 아직 답변 없어 … KBS 기자 "여러 경로로 확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구 실적과 수상 이력 등을 부풀려 대학 5곳에 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의 서면조사 질의서에 김 여사가 50일 넘게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KBS 보도가 파장을 낳고 있다.
야당에서는 '일반인이라도 그렇게 수사기관에 답변을 미룰 수 있겠느냐', '이러려고 경찰 장악하려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경찰은 서면답변 여부 자체에 대해서도 수사정보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보도 이후 이틀이 다 되어 가도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BS는 지난 27일 저녁 뉴스9 '단독 서면조사서에 50일 넘게 미회신' 뉴스(온라인 기사 제목 : '[단독] 김 여사, '허위 경력 의혹' 서면조사에 50일 넘게 미회신')에서 “KBS 취재 결과, 경찰이 김 여사에게 피의자 서면 조사서를 보냈지만 50일 넘게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KBS는 “대학 등을 먼저 조사한 경찰은 윤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달 초 김 여사 측에 서면조사서를 보냈다”며 “수십 쪽 분량이고,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로 적었다”고 전했다. KBS는 “대학 채용에 응모한 경위, 이력 허위 기재 여부 등을 5개 대학 별로 나눠 상세히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고, 회신 기한을 명시하진 않았다”며 “KBS 취재 결과, 김 여사는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송했다.
KBS는 이와는 달리 김건희 여사의 '7시간 통화 녹취록'과 같은 '참고인' 신분으로 받은 다른 사건의 서면조사서에는 회신을 했다고 비교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경력' 의혹과 관련해 “답변서 작성이 거의 완료됐으며 조만간 제출할 예정”, “답변서를 한 달 넘게 준비하는 건 전혀 이례적이지 않다”고 답했다고 KBS는 전했다. 이와 함께 KBS는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 수사대의 수사 책임자가 경찰 인사로 다음 달쯤 교체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고 내다봤다.
이 보도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면 수사기관들이 알아서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 대변인은 “50일 넘은 서면조사 불응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부인이라는 특별한 신분이어서 가능한 일”이라며 “일반국민은 언감생심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하려고, 그렇게 기를 쓰고 경찰을 장악하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두고 경찰과 대통령실은 뚜렷한 시인이나 부인을 하지 않고 있다. 우종수 서울경찰청 수사차장은 지난 28일 저녁 수사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김태현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계장은 2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 측이 서면 질의에 50일 째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KBS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를 묻자 “제가 (KBS에) 확인해드린 정보가 아니다”며 “(보도 이후 다른 언론사에도) 수사 정보라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명백히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입장은 밝히지 않느냐는 질의에 김 계장은 “확인해드릴 수 없다. 저는 확인해드리지 않는다. 수사 정보이고, 제가 수사팀이라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여사 측이 답변서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며 답변을 한 달 넘게 준비하는 건 이례적이지 않다'고 KBS에 밝혔다는 보도 내용과 같이 수사팀에도 제출 의사를 밝혔느냐고 묻자 김 계장은 “저한테 확인한 사실이 아니며, 수사 중이라서 확인해줄 수 없다”며 “수사 중이라는 말씀만 드린다”고 밝혔다. '수사 책임자가 다음 달 교체된다'는 KBS 전망에 김 계장는 “그건 모르겠다”고 했다. 김 여사가 수사에 미온적이고, 이러려고 경찰 통제나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야당 반응에 김 계장은 “그건 제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대통령실에 문의했으나 이틀 째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NATO 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수행중인 참모진은 아직까지 이 내용에 대한 별도의 입장이나 공개적인 질의응답 등을 통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과 이재명 부대변인에게 각각 29일과 지난 28일~29일 이틀간 KBS 보도의 진위 여부와 야당 비판에 대한 견해를 통화 시도와 문자메시지, SNS메신저를 통해 질의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답변을 아직 받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언제 답변할 지 시간을 확답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이 뉴스를 보도한 김성수 KBS 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여러 경로로 확인됐고, 복수의 관계자의 크로스 체크를 했다”고 말해,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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