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의 타락, 근본적 해결책 화급하다

입력 2022. 6. 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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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 소속의 한 보험설계사가 고객이 송금한 보험료를 본인과 가족의 유지보험료로 납입했다가 발각됐다.

고객 보험료를 가로채 본인 이익에 사용한 것이다.

ABL생명의 보험설계사는 자신이 모집한 보험 3건의 보험료를 고객 대신 냈다가 적발됐다.

금융기관은 고객의 돈을 직접 만지고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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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 소속의 한 보험설계사가 고객이 송금한 보험료를 본인과 가족의 유지보험료로 납입했다가 발각됐다. 고객 보험료를 가로채 본인 이익에 사용한 것이다. 같은 보험사의 또 다른 설계사는 입원 치료를 받은 적도 없는데 허위 입원확인서 등을 떼어 보험금을 챙겼다. ABL생명의 보험설계사는 자신이 모집한 보험 3건의 보험료를 고객 대신 냈다가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대적인 검사를 통해 이같은 범죄·사기 행각을 적발하고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삼성생명, DB손해보험 등 13개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 25명이 등록취소,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았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모집과 관련해 받은 보험료, 대출금 등을 다른 용도로 유용해서는 안 된다.

보험업계뿐만이 아니다. 은행권에선 횡령사건이 또 터졌다. 경기도 광주지역 농협과 파주지역 농협의 직원이 각각 수십억원대를 빼돌려 도박 및 가상화폐 자금 등으로 활용했다. KB저축은행에선 지난 6년간 100억원 상당의 금액을 횡령한 직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강릉의 새마을금고에서도 직원 2명이 고객 예금과 적금을 유용했다가 자수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CEO(최고경영자)의 '수상한 투자'가 드러났다.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가 메리츠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를 통해 자신의 부인이 주주로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존 리 대표의 불법 투자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동학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 꼽혔던 존 리 대표는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금융기관은 고객의 돈을 직접 만지고 운용한다. 따라서 일반 사기업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다. 이런 금융기관에서 불미스런 사건과 의혹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금융권이 그만큼 타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앙적 결과를 초래했던 영국 베어링은행 파산 사건이 이제 '남의 일' 같지 않다. 1995년 발생한 이 사건으로 영국은 세계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상실했다. 이렇듯 금융권의 타락은 자칫하다간 고객인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땜질식 대응이 아닌, 근본적 해결책이 화급하다. 경영진은 대오각성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처음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뼈를 깎는 자정노력으로 '금융기관은 신뢰할 수 있다'는 상식을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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