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레이크우드CC 지하 맨홀서 쓰러진 50대 근로자 나흘째 의식불명

이상휼 기자,양희문 기자 2022. 6. 29. 18: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평소 그토록 건강했던 아빠가 갑작스럽게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 내부 맨홀 안으로 들어가 작업하던 중 질식해 쓰러진 근로자 김모씨(53)는 사고 발생 나흘째인 29일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김씨는 불과 한두 달 전부터 레이크우드CC에서 일해온 신규 직원이었으므로 맨홀 검침은 익숙하지 않은 업무였다고 한다.

김씨는 레이크우드CC 측에서 원하던 지하수 사용량 수치 확인이라는 임무를 완수했지만, 그 순간 맨홀 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딸들 "맨홀서 유해한 냄새 났음에도 내려 보내..안전불감증"
레이크우드CC "김씨 스스로 내려간 것..즉시 119신고 조치"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출입로 2022.6.29 © 뉴스1 이상휼 기자

(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양희문 기자 = “평소 그토록 건강했던 아빠가 갑작스럽게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 내부 맨홀 안으로 들어가 작업하던 중 질식해 쓰러진 근로자 김모씨(53)는 사고 발생 나흘째인 29일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김씨의 두 딸은 이번 사고에 대해 ‘골프장 측의 관리소홀 등으로 인해 부친이 변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오전 김씨는 경기 양주시 만송동 레이크우드CC 측의 지시로 골프장 코스 내 지하수 유량계에 찍힌 사용량을 확인하는 작업에 나섰다.

사무실에서 상황을 관리하는 직원 외에 김씨를 포함 현장 작업자 2인1조로 투입됐다. 김씨는 불과 한두 달 전부터 레이크우드CC에서 일해온 신규 직원이었으므로 맨홀 검침은 익숙하지 않은 업무였다고 한다.

레이크우드CC 측은 코스 내 해저드에 공급되는 지하수 사용량을 1달에 1회씩 검침하는데, 지하 5m 깊이 가량 맨홀 하부에 유량계가 위치해 있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후레시를 비추고 카메라 화질을 확대해 유량계 사용량을 확인하는 등의 검침방법을 써왔으며 근래에 사람이 직접 들어간 적은 없었다고 한다.

사고 당일 김씨와 동료들은 오전 8시31분께 평소 하던 방식으로 지상에서 촬영 장비를 이용해 유량계를 촬영했으나 흐려서 사용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동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씨는 오전 9시21분께 맨홀 내부로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유량계를 촬영, 이번에는 선명한 사용량(6만2845㎥)을 확인했다.

지난 26일 오전 9시31분께 경기 양주시 만송동 레이크우드CC 내부 맨홀 안에서 근로자 김모씨(53)가 촬영한 사진. 좌측 선명한 지하수 사용량을 찍은 사진이 김씨의 휴대전화에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직후 김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사진=김씨의 딸) 2022.6.29 © 뉴스1 이상휼 기자

김씨는 레이크우드CC 측에서 원하던 지하수 사용량 수치 확인이라는 임무를 완수했지만, 그 순간 맨홀 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맨홀 내부 산소수치는 통상적인 수치에 비해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맨홀 내에서 쓰러진 뒤 동료들은 구조하러 들어가지 못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 김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맨홀 위로 끌어올려 이송하면서 응급처치를 시행한 구급대원 덕에 심장 박동을 되살릴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김씨는 의식불명 상태다.

김씨의 딸들은 “아빠가 맨홀에 들어가기 전 본인의 휴대전화 화질이 좋지 않으니 잘 안 찍힌다는 취지로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맨홀에 들어가길 꺼렸다는 뜻인데 그럼에도 아빠가 맨홀로 들어간 점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딸들은 “아빠의 동료들에 따르면 아빠가 맨홀로 들어가기 전 매캐한 냄새가 났다고 한다”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리지 않고 아빠를 내려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빠는 평소 지병이 없었는데 이번 사고 이후 병원에서 마주친 낯선 이들이 우회적으로 ‘아버지가 평소 지병이 있지 않았느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아빠는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119에 즉시 신고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다. 아빠는 살아오면서 아픈 적 없이 매우 건강했던 분이다. 레이크우드CC와 시설관리업체 측에서 안전지침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레이크우드CC 측 관계자는 “김씨가 자발적으로 ‘내려갔다가 올게’라고 동료 A씨에게 말하고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로 내려간 김씨가 지하수 유량계 사용량을 사진촬영한 뒤 멈칫하면서 쓰러졌고, A씨가 사무실에 알린 뒤 즉시 119에 신고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지상에서 사용량을 확인하기 때문에 별도로 방독면을 구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경위와 안전관리 소홀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레이크우드CC와 시설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daidaloz@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