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거짓말" 이구동성 날 세운 이준석·안철수, 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이구동성으로 "누군가 거짓말을 했다" 날을 세우고 나섰습니다. 이른바 '여핵관'발 익명 기사와 말 그대로 '지라시'를 문제 삼은 건데요.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대통령실'과 관련된 거짓말이었습니다. 또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 신경전도 이어갔는데, 관련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이준석·안철수 이구동성 "누군가 거짓말"…원희룡 "여권 싸움 분통 터져" >
흰머리 '세 가닥' 사진을 올렸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뽑아야 할 새치가 금새 하나 더 늘어난 듯싶습니다. 이른바 '여핵관'인데요. 최근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여부를 놓고, 대통령실과 묘한 입장차를 드러냈었죠. 그런데 '여권 핵심 관계자'가 갑자기 등장을 해서, 대통령실의 입장을 대신 전한 겁니다.
[여권 핵심 관계자 (음성대역 / 국민일보) : 이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에게 면담 신청을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앞으로 만남을 요청할 경우 정확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혀줄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압니다.]
'여권' 핵심 관계자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이 '여권'에 포함이 되는데요. 보통은 둘을 구분해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혹은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로 따로 인용을 해 기사를 씁니다. 다만, 취재원이 본인의 신분을 감추고 싶을 땐 '여권'으로 써달라,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대표는 즉각 이 '여핵관'을 공격하고 나섰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는 이것이 우연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 보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그리고 당 간의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가지고 계속 이런 익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실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바로 일축을 했습니다. 거짓 사실을 유포한 이 익명의 '여핵관' 과연 누구일까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가 소원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듯한데요.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혀 왔죠. 본인이 직접 통화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 대통령이 개별 의원들과도 편하게 전화를 주고받는다면서 말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5일) : 대통령께서 되게 대단하신 게 용산 집무실에 가신 다음에도 평소에 사용하시던 핸드폰을 바꾸지 않으셨어요, 번호를. (아, 그래요?) 그래서 우리 당의 개별 의원님들이나 이런 분들뿐만 아니라 원래 사회에서 교류하셨던 많은 분들도 대통령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다만, 통화 성공률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합니다. 윤 대통령의 개인 번호, 이용자가 꽤 많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자갈치시장 상인 방문 오찬간담회 (지난달 31일) : 전화번호가 이제 공개가 되어가지고 문자가 막 하루에 천 개, 이천 개씩 오니까 볼 수가 없어가지고 그래서 아마 그 후에는 제가 못 드린 모양입니다. 제가 명함 가지고 서울 올라가서 전화를 해드릴게요.]
또 다른 거짓말의 피해자도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인데요. 어제(28일) 국민의힘 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에 참석을 했죠. 그런데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는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도 대선 주자인 본인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의 반응도 자세히 적어놨는데요. "취임 100일도 안된 시점에 벌써부터 대선주자 운운하는 안 의원에게 역린을 건드렸다며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라고 말입니다. 안 의원은 즉각 '조작글'이다 입장문을 냈는데요. 누군가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거짓말의 의도, 윤 대통령과 틈 벌리기겠죠.
'여핵관'과 '누군가'에게 거짓말 공격을 당한 이 대표와 안 의원! 아마 두 사람 모두 범인을 콕 짚어 말할 순 없겠지만, 그 배후가 누구인지 심증은 있을 듯합니다. 결국 거짓말의 목적은 '당내 주도권' 다툼이겠죠. 국민의힘의 내전 상황! 보다 못한 고위 정부 관계자가 쓴소리를 냈는데요. 이번엔 실명 비판이었습니다. 바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입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유튜브 '관훈클럽 TV') : 지금 어려운 경제 상황, 그리고 민생이 지금 얼마나 어렵습니까. 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자기 한 몸 앞가림하는 데도 국민들이 힘들어서 지금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인데 그 일과는 동떨어진 일들로 집중하고 싸운다라는 게 국민들로서는 못마땅한 걸 넘어가지고 매우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3고 위기'가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상황이죠? 현재 국민의힘의 행태! 한마디로 분통이 터진다는 겁니다. 더욱이 윤 대통령, 말 그대로 대통령은 처음이죠? 정치 경험이 많지 않아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중요한 데 말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0일) : 이게 지금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가 지금 고인플레이션,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거를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습니다.]
대처할 방도가 없다라? 그 다음날엔 근본적인 해법을 내기 어렵다고도 밝혔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1일) : 이게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고금리 정책에 따른 자산 가격의 조정 국면이기 때문에 이걸 뭐 우리 경제정책당국이라고 해서 여기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법을 내기는 어렵고요.]
정부 대책을 기다리던 국민들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실에선 "단번에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는데요. 윤 대통령에게 부족한 '정무 감각'! 상대적으로 여당이 탁월하죠. 그런데 그 탁월한 능력,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내 싸움박질에 말입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도 정치 경험이 그렇게 많지가 않은 사람인데 기재부 출신, 검찰 출신들로 너무 다 짜여져 있고 정치라든지 정무에 대한 비중이 낮아져 있다, 이게 잘 안 된다라는 비판과 우려의 지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당이 뭘 좀 이렇게 밀어주거나 견인하거나 해야 되는데 당이 더 개판입니다.]
'공동 정부'를 꾸렸다는 책임감 때문일까요. 그마나 안철수 의원이 '정무적인 조언'을 해줬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C '2시 뉴스외전' / 어제) : 지금 이번 고통은 우리가 겪었던 1988년의 IMF 외환위기라든지 또는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라든지보다 우리에게 지금 타격이 더 클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최소한 2년 이상은 지속이 될 겁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국민께 말씀을 드리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리고 또 정부가 미리 어느 정도 모범을 보이는 것, 희생을 먼저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다"는 속담이 문득 떠오릅니다. 사실 여당의 정무적 역할, 이준석 대표가 맡아야할 몫이죠. 그런데, 본인의 징계 문제 때문인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증거 인멸' 의혹의 핵심 당사자죠. 김철근 정무실장이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7일) : 지금 핵심 쟁점은 '이준석 대표가 김철근 실장을 시켜서 7억 각서를 쓰게 했느냐' 이건데 이준석, 김철근 연결고리가 확인이 안 되고 있거든요. 이건 수사를 통해서만 확인이 되는 것이고…]
이 대표와 김 실장의 연결고리. 실제로 경찰이 확인 중인 겁니다. 내일은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당사자,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를 서울구치소에서 접견조사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대표는 성접대는 없었다, 강하게 부인하고 있죠. 김 대표는 경찰 조사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성접대가 너무 명백한 팩트라 반박할 이유조차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의 증언! 이 대표에게 '찐간장'이 될 수 있을까요? 이 대표 입장에선 윤리위 뿐 아니라, 경찰 수사 결과도 유심히 지켜봐야할 듯싶습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호언으로 마무리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20일) : 저는 별다른 걱정 안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필요 없는 게 이준석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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