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솔로 가수 10년차' 선미 "더 멀리, 오래 달릴 예정이에요"
김규원과 코비쿠디가 작곡, 선미는 작사만 참여
'아우라'와 '프라우드먼'의 모니카가 안무 제작, 큰 부채와 고무줄 포인트
"한국적인 요소 음악에 넣으려고 노력 많이 해,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양한 프로듀서의 시각으로 저를 보게 돼, 그런 점이 홀가분"
선미가 정의하는 선미팝이란 "신나는 음악을 해도 어딘지 모르게 조금 슬픈 감성"
당시만 해도 업계가, 혹은 세상이 정한 여성 아이돌의 수명은 짧거나, 짧아 보였다. 두렵고, 위축되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 옛날 마인드"였던 그 생각을 스스로 떨쳐냈기에, 선미는 그로부터 5년이나 지난 2022년 현재도 여전히 대중에게 들려줄 노래와 이미지를 고민하고 준비해 무대에 오른다.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를 만들고 보여주는 일을, 앞으로도 그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 일을 "1, 2년 할 거 아니니까".
2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신한플레이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선미의 새 디지털 싱글 '열이 올라요'(Heart Burn) 쇼케이스가 열렸다. MC배가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선미는 '열이 올라요'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했다.
'열이 올라요'는 귀에 쉽게 꽂히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포인트인 곡으로 여름날 뜨거운 사랑의 열병을 흥미로운 표현법으로 그려냈다. 선미는 "귀에 딱 꽂히지 않나. 참 중독성 있는 노래다. 제목부터가 일단은 이 여름과 너무 잘 어울린다. 이 곡의 콘셉트는 사랑의 열병 때문에 열이 오르는 여자이지만, 열이 오르는 순간은 많지 않나.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럴 때도 많이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선미는 작사에만 참여했고 김규원과 코비쿠디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편곡도 김규원이 맡았다. '사이렌'(Siren) '날라리'(LALALAY) '보라빛 밤'(pporappippam) '꼬리'(TAIL) 등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곡을 자주 발표해 온 그가, 전작 '6분의1'과 마찬가지로 타이틀곡을 다른 이의 곡으로 택한 것.
선미는 "계속해서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느낀 게 내가 바라본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시각에서 선미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하더라. 너무 행운처럼 이 곡이 찾아왔다. (이번 앨범도 제가) 프로듀싱하긴 했지만, 꼭 굳이 내 곡이어야 할까 싶었다. 저는 정말 1년 하고 그만둘 그런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듀서분들의 시각으로 저를 보게 되는 게 그런 점이 홀가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홀가분하다'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는 "'열이 올라요' 뮤직비디오 보시면 콘셉트 자체가 되게 싱그럽다. 저의 전작들 '유 캔트 싯 위드 어스'(YOU CAN'T SIT WITH US)나 '꼬리'와는 다르게 정말 많이 덜어냈다. 의상, 헤어, 메이크업 정말 많이 덜어냈고, 덜어낼수록 되게 신기한 게 뭔가 더 순수해지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속 시원하고 홀가분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다른 작곡가나 프로듀서와 적극적으로 협업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선미는 활짝 웃으며 "너무 환영이다. 저한테 관심 있으신 프로듀서분들 연락 달라"라고 답했다. 선미는 "내가 느끼는 나랑 다른 사람이 느끼는 나랑 너무 다르다. 더욱더 다양한 시각으로 나를 표현할 방법이고 수단이어서, 저는 너무나도 환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데뷔 16년차, 솔로로도 10년차가 되었는데 진짜 2~3년마다 한 번씩 앨범이 나오는 가수가 아니지 않나. 어떻게 보면 주기적으로 대중에게 보이는 가수인데, 그게 항상 되게 부담이었다. '이번 앨범 목표가 뭐예요?' 질문에 항상 뭐가 거창해야 할 거 같았다. 1, 2년 할 거 아니니까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 선미 나왔네. 뭐 갖고 왔지? 어떤 노래지?' 하며 그냥 들어주시는 것만큼 거창한 목표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가지니까 너무 홀가분했다"라고 부연했다.
'열이 올라요'는 한국적인 느낌의 기타 리프로 시작하고, 무대에는 접히지 않는 커다란 부채와 예전 놀이터에서 자주 하던 놀이 중 하나인 고무줄이 등장한다. 한국적인 요소가 녹아 있다. 선미는 "도입부 기타가 한국의 한과 얼이 담긴 그런 기타 리프로 딱 시작한다"라며 "저는 그런 확신이 있다. '한국적인 것이 곧 대중적이다'라고. 소위 '뽕끼'라는 그 느낌은 저는 필승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요소를 항상 넣는다. 그 한국적인 게 저랑 되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안무는 항상 선미와 함께해주는 팀 '아우라'와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해 인기를 누린 '프라우드먼'의 모니카가 참여했다. 선미는 "프라우드먼은 고무줄, 아우라는 부채를 주제로 정해서 안무를 짜 주셨는데 이게 둘 다 너무 잘 어울리더라. 둘의 요소가 어우러지면 한국적인 무드가 많이 묻어나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풋사랑'(Childhood)이라는 수록곡도 있다. 선미가 단독 작사하고 공동 작곡한 곡이다. 선미는 "'열이 올라요'를 타이틀로 하고 나서 감정선이 비슷한 곡이 하나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한 곡 작사·작곡했다.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거다, 풋사랑은. 내가 조금 더 성숙하고 조금 더 여유로웠다면, 우리 그때 만났다면 이루어졌을까 하는 정말 풋사랑 같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 '노트북'의 주인공들을 떠올리며 아련한 감정을 담았다.
비주얼과 음악이 조화로운 결과물을 매번 내놓으며 청자의 기대를 받는 가수 선미. 그의 음악에는 '선미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선미는 '선미팝'이라는 말을 기자들이 만들어 주었다며 "사실 제가 선미팝이 뭔지 잘 모른다. 최근에 조금 깊게 생각해봤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장르적인 특성은 사실 없다"라며 "밝고 신나는 음악을 해도 어딘지 모르게 조금 슬퍼 보이는 감성이 항상 있는 것 같다. 이번 '열이 올라요'도 정말 싱그럽고 밝지만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 같은 게 다른 음악들과 조금 구분 짓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라고 바라봤다.
다채로운 콘셉트를 소화하는 비결을 묻자, 선미는 "다 소화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제 몸에 맞지 않은 건 안 하려고 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선미가 선미를 잘 아는 것. 어쨌든 모든 음악에는 저의 의견이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는 내가 만들거나 내가 겪은 거기 때문에 이걸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어느새 '솔로 가수'로 10년차를 맞은 선미. 자신이 느끼기에 '이것만은 참 애썼다' 싶은 것이 있는지 질문하자 선미는 조금 말을 고른 후 "그냥 버틴 것, 살아남은 것, 그 점을 되게 칭찬해주고 싶다. 너무 쉽지 않은 일이다.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제가 항상 후배들이나 다른 일 하면서 만나는 동료들에게 그런 말을 한다. '우리 꼭 오랫동안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자'고"라고 답했다.
선미는 "그만큼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더 쓰담쓰담해 주고 싶고… 제가 항상 하는 말이지만, 늘 뭔가 겸손하고 도태되지 않고 그렇게 해서 정말 백 미터 달리기 선수가 아니고 이제는 마라토너의 마음가짐으로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달려볼 예정이다. 응원 많이 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10개월 만에 나온 선미의 신곡 '열이 올라요'는 오늘(29일) 저녁 6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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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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