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외교무대 데뷔..바이든에 "'매리드업' 한국서 화제"
스페인 국왕 내외 초청 만찬서 레티시아 왕비와 '나이' 공감대 형성도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초청 갈라만찬에 참석, 외교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반 동안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이번 만찬은 스페인 국왕 내외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배우자를 환영하기 위해 개최한 다자 외교무대의 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만찬장 분위기와 관련해 "각국 정상 부인들은 지난달 한국의 새로운 퍼스트레이디가 된 김 여사에게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줬고, 김 여사는 한국 문화와 산업의 우수성 등을 적극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에 따르면 특히 이번 행사에선 호스트이자 동갑내기인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와 새내기 퍼스트레이디인 김 여사의 만남이 주목받았다.
김 여사는 "한국에서 동갑은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된다. 우리는 나이가 같다"며 말을 꺼내자, 레티시아 왕비는 "생일이 언제냐. 나는 9월에 50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나도 9월인데 2일이 생일"이라고 답했고, 레티시아 왕비는 "난 (9월) 15일"이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김 여사의 생일이 13일 빠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두 사람이 생일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김 여사는 또 레티시아 왕비에게 "왕비님은 패션 스타로도 한국에서 아주 유명하고 인기가 많으시다"면서 "한국은 화장품 등 K-뷰티 산업이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에 레티시아 왕비는 "3년 전 한국 갔을 때, 여자들이 다 예뻐서 놀랐고, 그래서 화장품을 잔뜩 샀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여사는 "한국에 다시 오시면 좋겠다. 정중하게 모시고 싶다"고 말했고, 레티시아 왕비는 "고맙다. 한국에 또 가고 싶다"고 답했다.
유명 언론인 출신인 레티시아 왕비는 200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결혼해 슬하에 2명이 딸을 두고 있다. 왕비가 된 이후에는 기아 퇴치, 식량안보, 남녀평등, 환경 분야 등에 관심을 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김 여사를 알아보고 웃으면서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면서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다. 언제 도착하셨나"고 물었고, 김 여사는 "어제 도착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달 방한 때 '매리드 업(Married up,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말)'이라고 말씀한 것이 화제가 됐다. 그런 말씀 자주 하시느냐"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결혼하려고 (질 바이든에게) 5번이나 고백했을 정도다. 질 바이든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질 바이든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에게 "지난번에 한국에 오시지 못해 너무 아쉬웠는데, 여기서 이렇게 뵈니 너무 반갑다"며 "다음엔 두 분이 함께 (한국에) 오시라"고 말했다.
이후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는 미술과 문화 등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와의 만남도 눈길을 끌었다. 마크롱 여사는 먼저 김 여사에게 다가와 "나는 한국을 매우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고 했고, 김 여사는 "만나게 되어 기쁘다. 우리 사이는 물론 두 나라가 잘됐으면 너무 좋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김 여사는 29일에 오전 스페인 왕실이 주관하는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해 산 일데폰소 궁, 왕립 유리공장을 방문했다.
이어 오후에는 스페인 대표 현대미술관인 소피아 국립 미술관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참석한 나라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오찬을 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에콜프'라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회사를 방문해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의상을 살펴보고 업체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동포 100여 명과 함께하는 만찬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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