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히는 '인플레 고육책'.. 한은 7월 '빅스텝' 단행 힘 받나
"물가상승률 아직 정점 아냐"
기대인플레 4% 현실화 가능성
글로벌 금융위기 때 넘어선 속도
물가 안정화 필요성 확대 속
한은 공격적 금리 인상 예고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0%를 기록한 뒤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에 머물렀다.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3%를 넘어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계속 오르는 것은 아직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지 않았다고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조사 참여자들의 응답 분포를 살펴보면 5월에는 2~3%가 23.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4%(21.3%), 4~5%(16.1%), 1~2%(12.3%) 등이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 달 뒤에는 3~4%(18.8%) 답변 비중이 가장 커졌을 뿐 아니라 5~6%(14.1%), 6% 이상(14.4%) 답변도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이를 반영해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폭이 0.6%포인트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4%대도 곧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어섰던 시기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2009년 7월, 동일본대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친 2011년 3월~2012년 4월 등이다.
물가 단속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은이 최초로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짙어지고 있다. JP모건은 이달 중순 “한국은행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소비자동향조사가 발표된 뒤 신영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씨티그룹, SK증권 등 국내 금융권도 한은이 다음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 상황 등이 장기화하며 우리나라의 수입금액 수준이 1년 전보다 30% 넘게 뛰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76.50·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32.0% 상승했다. 2020년 12월(2.9%)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으로, 4월 오름폭(19.3%)보다 더 커졌다. 5월 수출금액지수(146.81)와 수출물량지수(124.86)는 1년 전보다 각각 19.9%, 7.9% 상승했다. 각각 19개월, 8개월 연속 오름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5.33)는 수입가격 상승률(24.3%)이 수출가격(11.1%)보다 더 높은 탓에 1년 전보다 10.6% 내렸다. 14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전월(84.26)보다 1.3% 상승하며 소폭 개선됐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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