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단독국회 열겠다는 민주당에 "날치기 개원, 날강도"

서영지 2022. 6. 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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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국회 개회를 예고하며 원 구성 협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개혁특위 가동 등의 조건을 건 민주당을 '날강도'라고 표현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가 열려도 인사청문회 등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므로 국민의힘이 국회 정상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국회 운영을 포함한 국정 책임은 결국 여당 몫'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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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힘에 "막무가내 억지, 민생 뺑소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국회 개회를 예고하며 원 구성 협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개혁특위 가동 등의 조건을 건 민주당을 ‘날강도’라고 표현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가 열려도 인사청문회 등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므로 국민의힘이 국회 정상화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국회 운영을 포함한 국정 책임은 결국 여당 몫’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전날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며 “지난 수년 동안 법안 날치기 통과시키더니 이번에는 날치기 개원까지 하고 있다”고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양도와 함께 추가로 요구한 사법개혁특위 발족과 검찰 수사권 분리법안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소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며 “오만의 반복은 심판의 반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취임 축하를 위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당사자의 외국 출장 자체가 협상의 의지가 없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회를 빨리 열어 민생 좀 챙기자고 했더니, 이 비상 상황에 웬 생뚱맞은 특사 활동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집권여당이 최근 보여준 모습은, ‘민생 뺑소니’다. 누가 여당이고 야당인지, 역대급 ‘주객전도’에 국민도 헷갈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막무가내식 억지 부리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무한책임 위치에 있으니까 그쪽에서 화답해야 할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과 실무협상 창구역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협상안에 대해 “외상값 갚을 테니까 다른 물건 내놔라 지금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줘야 되는 걸 주면서 다른 걸 더 내놓으라 하는 거다. 그런 걸 날강도(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원 구성 수정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이유는 우선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면 ‘거대야당 독주 프레임’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국회 공백 상태는 단기적으로 정부에 유리한 환경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경찰국 신설의 경우 국회 행전안전위에서 야당이 강하게 지적했을 사안인데 행안부 장관이 브리핑하고 끝났다”며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정부의 실책과 미숙함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국정 운영하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회가 정상화하면 당장 박순애(교육부)·김승희(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야당의 송곳검증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반격도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회가 열리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결론 번복 등에서) 대통령실 개입을 따지겠다며 대통령실 관계자까지 부르겠다며 정치 공세를 펼 게 뻔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에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치적 부담과 책임은 결국 여당 몫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져 민생에 문제가 생기면 몇 번은 민주당 탓을 할 순 있어도 결국엔 고스란히 집권 여당 책임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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