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시대 끝낸 김광수 제주교육은?
취임 앞둔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 승리 요인..이석문 교육감 평가 결과
당선인 자평..소통부재, 코로나 학습환경, 보수후보 단일화
코로나로 발생한 교육격차가 학부모의 심리 자극해
김광수 제주교육..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별 수준 평가 실시 예고
기자, 제주도, 의회, 학교현장 등 활발한 소통 약속
진보정책 뒤엎으려다 반발이나 혼란 불러올 수도
공부, 교육만 강조하다가는 시대흐름에 따라가지 못할 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2년 6월 29일(수)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7월 1일이면 제주교육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합니다. 김광수 교육감이 제주특별자치도의 교육자치를 이끌게 되는데요. 지난 지방선거를 평가할 때 두 분이 김광수 당선인의 승리요인에 대해서 이석문 교육감의 지난 8년을 유권자들이 평가를 했다고 하셨잖아요.
◇박혜진> 구체적으로 어떤 평가가 김광수 당선인에게 기대를 하게 했을까요?
◆홍창빈> 사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지난 2년간, 학력 격차 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돼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성적이 상위권 학생과 중위권 학생, 하위권 학생의 비율이,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한데요, 그런데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교육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교육 관련 연구소에서 분석하기를, 돈이 있는 집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하는 와중에도 학원을 보내거나, 학원에서도 비대면 강의를 하는 등 사실상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이 공부를 이어간 반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가정에서는 학원을 보내기도 어렵고, 공부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 처한 아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들의 성적에 대한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데, 김광수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계속 강조한 것이, '아이들을 공부시키겠다' 아니었겠습니까. 이 '아이들을 공부시키겠다'는 공약이 코로나로 교육에 대한 걱정이 커진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파고들어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도의원의 경우 지역구에서 평가받는데 지역구 자체가 도지사. 교육감에 비해 작기 때문에 주민 접촉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도지사. 교육감의 경우 제주도 전체이기 때문에 접촉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교육감 8년이면 오래 하지 않았냐', '물이 고이면 썩는다' 이런 마음들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이 인 기자는요?
◆이 인> 저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밝힌 승리의 비결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김 당선인은 지난 6일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에 출연해 소통의 부재에서 소통을 갈망하는 도민들이 많다는 점을 승리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마디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체제에선 소통이 부족했고, 소통을 잘할 것 같은 김광수를 선택했다는 건데요.
김 당선인은 또 코로나19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왔다 갔다 하면서 학습 습관 형성이나 학력의 문제가 교육감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선, 학력 격차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김 당선인은 본 겁니다.
김 당선인은 이와 함께 보수후보 단일화를 승리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고창근 후보가 선거 중간에 단일화 번복과 함께 출마 강행 의지를 밝힐 때는 3자 구도로 가서 결국 보수교육감 후보들이 패배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는데 어쨌든 단일화는 됐고 1대1 구도에서 김 당선인이 진보성향의 이석문 후보를 14.95%P라는 비교적 큰 격차로 이겼죠.
김 당선인은 단일화 파기와 관련해선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고창근 후보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고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열심히 도와줬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선거가 끝난 뒤에는 고창근 후보가 김광수 당선인의 '행동하는 제주교육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도 맡았었죠.
◇박혜진> 선거과정에서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이석문 교육감을 비판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평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부분도 아이들의 정확한 수준을 알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건데요. 이 주장이 일부 맞는 말입니까?
◆홍창빈>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저도 학생 때까지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등등 각종 시험을 치렀던 세대입니다. 아이들을 평가하는 시험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학부모 세대분들의 상당수는 이런 평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할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성적을 모르는 와중에 코로나로 학력 격차가 커졌다는 걱정이 커지니, 학부모님들의 마음이 '아이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입니다.
◇박혜진> 이 인 기자는 지난 8년 동안 학부모 입장이었고, 아직도 학부모시잖아요. 어떠세요?
◆이 인> 지금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는 다 보고 있잖아요. 다만 중학교에선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가 도입돼 한 학기에서 한 학년 정도는 지필시험을 아예 보지 않고 진로나 적성 교육위주로 교육과정이 운영됩니다.
고등학교에선 중간고사도, 기말고사도 다 보고 있고 수능에 대비한 모의고사도 치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시험이 많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은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김광수 당선인은 학교 차원의 시험이 아니라 제주도교육청 차원의 진단평가를 통해 제주학력을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학교별로만 시험을 보기 때문에 A학교와 B학교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데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 과거의 제학력평가처럼 진단평가를 하면 도내 각 학교별 격차가 드러나서 거기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김 당선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양극화된 학격력차 진단이 시급한 만큼 진단평가를 먼저 해서 나중에 제학력평가를 실시할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구요. 이석문 교육감 체제에서 없앤 고입 연합고사는 부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박혜진> 그럼 두 분이 교육청 기자실을 출입하지는 않지만 기자사회에서 회자되는 말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김광수 제주교육은 어떨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까? 이 인 기자?
◆이 인> 김광수 당선인은 최근 대부분 인터뷰에서 소통을 가장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석문 교육감 체제의 불통을 비판해왔기 때문에 소통하는 교육감으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거라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 출입기자들도 일단 기대감이 크다고 합니다.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이 출입기자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앞으로 궁금한 현안이 있으면 직접 전화해라. 성심성의껏 답변하겠다. 비서실 통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말해주겠다"라고요. 또 제주도와 도의회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현장 방문을 자주 해서 여러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당선인이 소통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출입기자들도 기대감은 크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얼마나 지속성을 가질지가 중요하겠죠. 교육감 초기에만 반짝하는 소통은 역시나로 바뀌어 실망감만 더욱 키울 텐데, 그래서 임기 4년 내내 진짜로 소통이 이뤄질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박혜진> 홍창빈 기자는?
◆홍창빈> 일단 제주교육계 전반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제주교육계에 새로운 수장이 왔으니, 지난 8년간과는 다른 교육행정이 펼쳐질 것은 당연할 겁니다.
이석문 교육감의 스타일과, 이번주 취임할 김광수 교육감의 스타일도 당연히 다르겠죠. 당선인이 '아이들을 교육시키겠다'고 공약한 만큼, 적어도 앞으로 4년간은 학생들이 기존보다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제주에서 제주도청과 제주시청 앞이 각종 집회와 시위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이지만, 제주도교육청 앞도 손에 꼽을만큼 집회와 시위가 열리는 곳입니다. 이분들과의 대화 방법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길 텐데요, 집회가 더 늘어날지 줄어들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혜진> 혹시 우려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이 인 기자부터 조언을 하신다면?
◆이 인> 너무 의욕부터 앞서면 큰일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소통의 문제만 해도 직접 취재기자들의 전화를 일일이 다 받겠다고 했지만 그게 실현가능할지는 미지숩니다. 왜냐하면 교육감이 교육감실에만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라 학교현장에도 가야하고 학부모나 교사들도 만나야 하고 공식회의도 많거든요. 일일이 소통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소통을 한다고 하니 믿고 기다려보기는 해야 하겠죠.
또 하나 진보교육감 8년 체제에서 보수교육감 체제로 바뀌다 보니 모든 정책들을 뒤엎는 건 또 다른 학교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나 IB교육, 고교학점제, 특성화 교육 등 이석문 교육감 체제에서의 정책들에 대해 김 당선인은 비판 강도를 높여 왔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급격하게 바꾸거나 아예 뒤집는 건 학부모들의 또 다른 반발을 불러 올 수 있으니 바꾸더라도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학부모나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해야 할 겁니다.
다행히 김 당선인은 이석문 교육감의 정책이나 공약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오히려 자신의 공약이 더 진보적인 공약도 있다고 말합니다. 연장선상에서 연합고사 부활에는 신중한 입장이고 IB교육도 반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당선인이 신제주권 여중고 신설과 예술고 도입을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교육청에 예산이 충분한 지 의문입니다. 이석문 교육감도 제주고 부지에 일반계고 신설을 약속했지만 제주고 동문회등의 반발로 진척시키지 못했습니다. 학생 수와 예산, 교육방식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교 신설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홍창빈 기자?
◆홍창빈> 아까부터 계속 말씀드렸던, 김광수 당선인의 '아이들을 공부시키겠다'는 공약과 관련해, 반대로 너무 공부만 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금 세상이 과거처럼 수능에만 올인하는 그런 교육으로는 미래 인재 양성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김광수 당선인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IB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표선고등학교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대학 진학을 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실 기존의 우리 교육체계로만 본다면, 고등학교 교육의 성과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대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하는데 우리 교육이 그에 발맞춰 변화하지 못하고 정체된다면, 이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자체의 추세가, 좋은 대학을 강조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상황도 이해는 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대입 이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혜진> <기자실 앞담화> 오늘도 제주CBS 이 인 기자, 헤드라인 제주 홍창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ryuds@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완도 실종 가족' 차량서 숨진 채…코인 손실 비관?
- [영상]尹에 '노룩 악수' 건넨 바이든…만찬장 인사 어땠나[이슈시개]
- [영상]"십장생, 개나리야"…文사저앞 여전히 '아수라장'[이슈시개]
- "어차피 해야 할"…노동부 '야근송' 올렸다 뭇매[이슈시개]
- 이준석 "접대 뒤 박근혜 시계 줬다? 일련번호 확인해 보자"
- '北 피격 공무원' 유족 고발인 조사…"민주당 말 조심" 비판
- 70억원 횡령 혐의로 농협 직원 '체포영장' 발부
- 거센 파도에 아이 구하고 불길 속 시민 구하고…위대한 영웅들
-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임시국회 대행, 날치기 개원이자 국회법 위반"
- 성남 인수위, 이재명·은수미 통화기록 요구…지역정가 '술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