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간다더니" 조유나양 가족 추정 시신 3구 발견(종합2보)
조양 부모 인터넷 검색 기록에 '루나 코인', '수면제' 나오기도
(완도=연합뉴스) 장아름 정회성 천정인 기자 = '제주도 한 달살이'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실종된 조유나양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지문 대조 등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바다에서 인양된 차량 속 시신 3구의 옷차림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조양 가족의 마지막 모습이 같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조양 부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완도 해상서 조양 가족 승용차 인양…동일 옷차림 시신 3구 발견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은 29일 낮 12시 20분께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아버지(36) 소유의 아우디 A6 승용차를 인양했다.
차 안에서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는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부패해 있었다.
경찰은 3명의 성별·연령대·CCTV에 포착됐던 옷차림 등으로 미뤄 지난달 '한 달살이'를 하겠다며 광주를 떠나 송곡항 일원에서 연락이 두절된 조양 가족이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문 대조와 유류품 분석 등을 거쳐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승용차는 전날 오후 송곡항 방파제에서 80여m 떨어진 물속에서 뒤집힌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탁한 물살과 짙은 틴팅 탓에 탑승자가 있는지 맨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조양 가족이 차 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유실 방지 조치를 한 뒤 이날 오전 차량을 인양했다.
인양 당시 차량 지붕과 앞유리가 파손됐으나 다른 차와의 사고로 추정할만한 충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트렁크를 제외한 차 문은 모두 닫혀있었으며 탑승자가 내부에서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시도한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
'제주 한 달 살기' 체험학습 신청 후 완도서 마지막 행적
조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제주행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을 예약한 흔적은 없었고 완도의 한 펜션에 숙박 예약을 했다.
조양은 아프다는 이유로 17일 학교에 가지 않았다.
조양 가족은 전남 완도군 신지면의 한 펜션에 5월 24일부터 숙박했고 5월 30일 오후 11시께 펜션을 빠져나갔다.
잠이 든 듯 축 처진 아이를 어머니가 등에 업고, 아버지는 손에 비닐봉지를 든 채 함께 차를 타는 모습이 펜션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이들의 차는 같은 날 오후 11시 6분께 3km가량 떨어진 송곡항 인근 버스정류장을 지났다.
이어 다음날인 5월 31일 오전 1시를 전후해 20분 간격으로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고, 오전 4시께 송곡항 인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6월 16일 이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공개 수사에 나섰다.
이어 신고 6일 만인 지난 28일 오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승용차 부품과 차량을 잇달아 발견했다.
경제적 어려움 겪어…인터넷에 '루나 코인', '수면제' 검색도
조양 부모는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차상위 본인 부담 경감 대상자로 복지 혜택을 받아왔으나 2016년 동산 자산을 보유하면서 혜택이 중단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운영하던 컴퓨터 관련 매장의 문을 닫았고 이후 월세, 신용카드 대금 등을 밀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채무는 1억원 초반대로 파악됐다.
경찰이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색 이력에는 '수면제'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 투자 실패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통신 기록·신용카드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 가족의 행적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또 검시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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