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발 남았다'..동화·신풍·비엘·진원생명과학의 '뚝심'?

문세영 기자 2022. 6. 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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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코로나 사업을 접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GC녹십자·부광약품·일양약품·대웅제약 등 야심 차게 코로나19 치료제에 도전했던 주요 제약사들이 2021년부터 일찌감치 개발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 사업을 접은 회사들은 ‘글로벌 시장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약 산업은 ‘승자 독식 구조’를 띄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한 약품이 시장을 독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지난해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국내 제약사들은 머크사의 치료제가 나온 이상 “개발해도 실질적인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중단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셀트리온도 발 뺐다
그런 와중에 이미 한 건의 개발 성공 경험을 가져 코로나 치료제 개발 ‘고인물’이었던 셀트리온도 결국 어제(28일) 개발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월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3상까지 돌입했는데 돌연 중단을 선언한 겁니다. 개발 중단 이유로는 ‘글로벌 임상 악화’를 꼽았습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임상3상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코로나 초기와 달리 긴급승인 같은 패스트트랙 절차까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올해 2월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는 국내 신규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렉키로나’가 델타 변이 등 오미크론 이전에 나온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렉키로나는 식약처에서 진행한 약리시험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활성화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셀트리온은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mRNA 백신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플랫폼 연구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개발에 의의를 뒀습니다.

넘사벽 ‘임상 3상’
국내 바이오 1위 기업인 셀트리온도 코로나 사업을 접는 현 상황은 엔데믹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아직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놓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특히 임상 3상을 진입하기 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임상 단계별 특성을 보면, 임상3상은 1·2상에 비해 규모와 비용이 급격하게 커집니다. 임상1상은 독성 실험 위주로 진행됩니다. 20명에서 100명 정도의 소규모를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드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임상2상은 1상보단 규모가 커지긴 하지만 여전히 소규모를 대상으로 독성과 약효에 대해 실험합니다. 반면, 임상3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종합적으로 시험하기 때문에 1000명에서 5000명의 대규모 시험 대상을 구해야만 합니다. 통상적으로 임상3상에만 수천억 원 소요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실제 효과를 검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증명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일반적으로 난도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못 먹어도 고?” 끝까지 하는 동화·신풍·비엘·진원
동화약품·비엘·진원생명과학이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을 진행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입니다. 셀트리온조차 임상3상 시험 대상자를 구하지 못해서 사업을 접었는데, 그보다 작은 이 기업들이 앞으로 임상2상을 통과하더라도 임상3상을 뚫기는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델타, 오미크론, XE 등 새로운 변이가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상 도중에도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임상3상 통과는 한층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을 진행하던 도중 임상2상을 추가로 실시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미크론에 대한 제품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2상을 다시 진행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기업들은 사업을 접지 않는 이유가 다른 치료제로의 확장성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비엘 관계자는 "코로나감염 폐렴은 물론 인플루엔자, 세균성폐렴 등 치명적인 폐렴을 동반하는 호흡기 질환에 대해서도 좋은 치료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화약품도 원래 가지고 있던 천식치료제 물질이 코로나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여 임상을 진행한 것으로, 치료제 개발시 천식 치료제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종근당 등 아직도 코로나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들이 있는 가운데, 임상 대상자 모집 난항과 시장성 저하라는 이중고 속에서 기업들이 어떤 돌파구를 모색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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