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6/29) : 인양된 비극..어린아이는 무슨 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2. 6.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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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무사하기를 바랐지만 끝내 주검으로 돌아온 실종 초등생 가족. 안타까운 뉴스인데요, 30대 부부와 초등생의 세 식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경제적 고통이 있었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지금까지 경찰 수사로 나온 정황들이죠. 그렇다면 어린 아이는 무슨 죄가 있을까요?           
 

결국 주검으로 발견된 초등생 가족

전남 완도군 송곡항 앞바다에서 실종된 초등생 가족의 승용차가 물 위로 올라오고, 차 안에서 시신 3구도 수습됐죠. 지문 분석 등으로 신원을 최종 확인해야 하겠지만, 경찰은 옷차림이 실종 가족의 생전 CCTV 영상과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초등생 가족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죠.
이제 경찰은 가족의 생전 행적과 사망원인,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죠. 30대 중반의 젊은 부부와 초등생 딸. 이 가족에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암호화폐·수면제 검색했다


경찰이 초등생 가족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했는데요, 사건의 배경을 짐작할 만한 단어가 있다고 해요. 부모는 완도 송곡항 일원에서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인터넷에서 찾아봤다고 하네요. '루나 코인'은 일주일 사이 가격이 97% 떨어지는 등 폭락 사태로 큰 충격파를 몰고온 국내산 코인이죠. 

또 '수면제'도 찾아본 것으로 나오고요, '방파제', '추락', '물때' 등을 검색한 이력도 나온다고 해요. 부모가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경찰이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죠.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도 여럿 있는데요, 부모가 지난해 상반기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정리했고 집에는 카드 대금 독촉장 등이 쌓여있었다고 해요. 이들이 월세를 내지 못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하고요.

경제적 고통으로 인한 가족의 비극. 제발 아니기를 바랐던 상황으로 사건 수사가 흘러가고 있네요.
 

제주도 체험학습 신청하고 완도로


최근 한 달 동안 초등생 가족에게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볼까요.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내요. 기간이 5월 19일∼6월 15일까지이고요. '제주도 한 달살이'를 하러 가겠다는 거죠. 
하지만 제주행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을 예약한 흔적은 없었고요, 완도의 명사십리 인근 펜션에 숙박 예약을 했죠. 처음부터 제주도 여행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죠.

가족은 체험학습 기간이 시작된지 5일이 지난 지난달 24일부터 예약한 펜션에 머물렀는데요, 30일 밤에는 펜션을 빠져나갔죠. 이때 초등생 어머니가 초등생을 등에 업고 나가는 모습이 CCTV에 담기기도 했고요.

펜션을 나온지 2시간 뒤인 31일 새벽 1시 전후에 초등생과 어머니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3시간 뒤에는 펜션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송곡항 인근에서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고 해요. 이후 행적은 파악되지 않았죠.
교외 체험학습 기간이 끝나도 학생이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부모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해요. 가정방문도 했더니 우편물 등이 가득 쌓여있는 등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고요, 경찰은 경찰은 지난 24일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공개 수사에 나선 거죠.
 

교외 체험학습 관리 대책 만든다


교육 당국이 교외 체험학습 학생관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네요. 교육부 차관과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의 영상회의가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교육부가 교외 체험학습(가정학습 포함) 도중 학생의 안전 담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각급 학교에 전파해달라고 요청했죠.
교외 체험학습은 각 가정이 계획한 체험학습을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실시하고 나서 학습 보고서와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받는 제도죠. 문화유산 탐방이나 자연관찰 활동, 직업체험, 농어촌 체험, 친인척 방문 등 각 가정에서 학교밖 활동을 통해 자녀를 교육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생겼다고 해요. 

교외 체험학습이 방치되는 건 아니고요, 인천 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장기 가정학습 및 체험학습 아동의 안전 및 건강 확인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요. 연속 5일 이상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아동과 통화해 안전과 건강을 확인하도록 하는데요, 안전이나 건강이 확인되지 않으면 행정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하네요.
 

무거운 질문들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경찰의 추정대로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어린 딸은 무슨 죄가 있을까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부모의 결정으로 생명권이 박탈된 건 아닐까요? 

부모의 절박한 사정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부모가 자녀의 삶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오늘의 한 컷

북한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대동강 물이 불어나 경고 수위 기준을 넘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네요. 둔치의 시설이 침수된 영상도 공개됐는데요,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 화면이에요.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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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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