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륙 '프리즈' 메기될까 황소개구리될까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입력 2022. 6. 29. 18:05 수정 2022. 6. 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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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키아프와 공동 행사]
명문 화랑 100여곳 행사 참가
韓 미술작가 세계에 선뵐 기회
시장 500% 성장 기대 있지만
프로그램에 공동개최 내용없고
키아프 메인 스폰서 확보 지연
구매력만 믿고 작가발굴 안하면
韓 미술 생태계 파괴 부를 수도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프리즈 행사 전경. /사진제공=프리즈
[서울경제]

오는 9월2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참가갤러리 리스트가 29일 공개됐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불리는 프리즈(Frieze)아트페어는 세계적 화랑 100여 곳과 함께 국내 미술 애호가들을 맞이한다. 한편 미술계 관계자들은 프리즈 아트페어가 국내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할지,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가 될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프리즈, 메기효과 기대?=세계 최정상 갤러리로 꼽히는 가고시안 갤러리가 처음으로 국내 행사에 참가한다. 주요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프리즈 메인(main)’섹션에 데이비드 즈워너·하우저앤워스·리슨·마리앤굿맨·파울라쿠퍼·화이트큐브 등 명문 화랑을 포함한 90곳이 이름을 올렸다. 참가비를 내고 심사를 요청한 수백 여 갤러리들 중 엄선된 곳들이다. 한국에 분점을 둔 글래드스톤·쾨닉·리만머핀·페이스·페로탱·타데우스로팍·에스더쉬퍼·투팜스 등도 함께 한다. 국내 화랑으로 아라리오·바톤·제이슨함·조현·국제·리안·원앤제이·피케이엠갤러리가 참가한다. 한국계 뉴욕화랑인 티나킴갤러리도 포함됐다.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된 ‘프리즈 마스터즈’의 18개 갤러리에는 한국의 갤러리현대와 학고재가 선정됐다. 프리즈서울의 특화 섹션으로, 아시아 기반의 신생 갤러리를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 10곳에는 한국의 P21과 휘슬이 포함됐다.

키아프는 9월 2일 VIP오픈을 시작으로 3~6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의 공동개최는 코엑스 전관 규모의 초대형 아트페어의 탄생을 의미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슈퍼 컬렉터 등 미술계 주요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지면서 한국 미술가들을 선보일 기회도 늘어나고, 서울은 명실상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황 회장은 “초반에는 프리즈 서울이 기존 미술시장의 20% 정도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장기적으로는 그 자극으로 우리 시장 전체가 500%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메기효과’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전경. /사진제공=프리즈

◇프리즈, ‘황소개구리’ 되면 어쩌나=하지만 권위 있는 두 행사의 ‘공동개최’가 시작부터 순조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프리즈 서울’이 이날 발표한 프로그램에서는 키아프와의 공동개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프리즈 측은 오는 8월 29일부터 ‘프리즈 위크’를 개최할 것이며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등과 협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게다가 키아프는 아트페어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 확정이 지연되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키아프 쪽에서는 “스폰서 기업을 신중하게 고르느라 계약 체결이 늦어진 것”이라고 했지만 행사를 2개월 앞둔 시점까지 메인스폰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술계 관계자는 “올해 키아프는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를 계기로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의 관심을 받을 것이고, 광고 효과도 상당할 텐데 아직도 고액 후원자인 메인 스폰서를 확정하지 못한 것은 우려된다”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미술관이나 ‘프리즈 서울’을 후원하는 것 못지 않게 키아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프리즈를 통해 한국 작가들이 외국 컬렉터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 하다. 30년 연륜을 자랑하며 국내 중견·원로 작가 다수를 전속으로 확보한 대형갤러리 A, 중견화랑 B 등 국내 유력 화랑들이 이번 프리즈 심사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박영택 경기대 예술대학 교수는 “가뜩이나 국내 컬렉터들이 외국 작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 갤러리의 위축이 우려된다”면서 “키아프와의 공동주최를 내세운 프리즈가 한국미술 시장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한국 작가를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이나 보완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술평론가 C씨는 “최근 아트바젤 리포트에서도 언급됐듯 한국의 미술계 바잉파워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즈가 한국의 구매력만 기대하고 한국작가 발굴을 도외시하면 생태계 파괴의 ‘황소개구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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