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수바우키 회랑

오현환 논설위원 2022. 6. 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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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100㎞가량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점령하면 나토 가입국인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과 폴란드가 서로 차단되기 때문에 이곳은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기도 한다.

러시아는 이미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한 데 이어 스웨덴·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이곳에 핵무기까지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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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100㎞가량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경의 북서쪽 끝은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남동쪽 끝은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와 닿아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육로 통로를 만들기 위해 이 국경 일대를 장악하는 훈련을 2017년에 이어 2021년에 실시했다. 최근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EU)의 지침에 따라 자국 철로를 통해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러시아의 주요 화물 운송을 제한하자 러시아 국영 TV에서 러시아군이 이 통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주제로 토론이 열리기도 했다. ‘세계의 화약고’로 급부상하는 이곳이 바로 ‘수바우키 회랑(Suwałki Gap)’이다. 나토가 인근의 폴란드 도시 수바우키에서 이름을 따 지었다.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점령하면 나토 가입국인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과 폴란드가 서로 차단되기 때문에 이곳은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기도 한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두려워해 자국에 주둔하는 나토 연합방위군의 증강을 촉구하고 있다. 나토는 발트 3국 등 유럽의 안보위기 상황에 대비해 현재 4만 명인 신속 대응군을 30만 명 수준으로 대폭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원래 독일 통일을 주도했던 프로이센 왕가의 발상지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인 러시아로 넘어갔다. 실효 지배하고 있는 크림반도를 제외하면 러시아에서 얼지 않는 유일한 부동항이 있는 곳이다. 러시아는 유럽 주력 해군 전력인 발트 함대를 이곳에 배치해 두고 있다.

라트비아의 톰스 로스톡스 국방연구소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발트 3국 간에 군사 갈등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먼저 수바우키 회랑을 장악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한 데 이어 스웨덴·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이곳에 핵무기까지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긴장이 고조되는 수바우키 회랑을 지켜보면 주변국이 우리를 건드리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고슴도치 전략’의 필요성을 되새기게 된다.

오현환 논설위원 hh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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