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중기 R&D 돕는 관리체계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 6.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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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데도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용접·절삭 기술, 가공설비 등의 특허출원과 기술인증을 무기로 40년 넘도록 기업을 운영해왔다.

지난 5월 새 정부가 내놓은 국정과제에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민간 R&D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기대가 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내놓은 'R&D 전문 플랫폼 서비스'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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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데도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얼핏 단순해 보여도 방산, 항공, 미래 전기자동차, 풍력, 조선, 산업용 건축, 휴대폰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어 '기계공업의 꽃'으로 불리는 부품들이다. 쓰임이 많은 만큼 다양한 크기와 모양새를 정밀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급속한 산업 발전으로 기술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기업은 필연적으로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필자 역시 볼트와 너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용접·절삭 기술, 가공설비 등의 특허출원과 기술인증을 무기로 40년 넘도록 기업을 운영해왔다.

문제는 기업이 성장할수록 R&D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이 커가는 만큼 R&D에 투입되는 예산과 업무량은 늘어나고 체계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연구인력이 변경되면 연구의 맥이 끊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연구기록을 분실해 이를 복원하기까지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결국 기업 R&D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물론 여러 연구과제시스템(PMS) 서비스가 상용화돼 있긴 하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많지 않은 형편이다. 대기업은 예산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외부 솔루션을 입맛에 맞게 바꿔 도입할 수 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PMS들은 중소기업에 맞지 않게 기능이 방대하고 도입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5월 새 정부가 내놓은 국정과제에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민간 R&D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공약 이행방법의 하나로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R&D 관리 플랫폼을 만들어 지원해주면 어떨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내놓은 'R&D 전문 플랫폼 서비스'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으며 군더더기 기능 없이 R&D 인력, 예산 등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연구기록물 중 가장 중요한 연구노트를 디지털로 제공, 연구 과정과 결과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기록할 수 있다. 이런 PMS가 전면적으로 보급된다면 기업의 R&D 관리 부담도 많이 완화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연구노트는 기업의 소중한 지식재산일 뿐 아니라 국가연구과제에 참여할 때나 기업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받을 때 필수적 증빙자료로 활용된다. 아직 많은 기업연구소에서 연구노트를 수기로 작성하며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 전자 연구노트를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행정부담이 감소할 것이다. 기업 R&D가 더욱 활성화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은 국가 기술 경쟁력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중소기업 R&D를 지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R&D에 대한 기업들의 수준과 인식이 높아진 지금은 양보다 질을 생각해야 할 때다. 예산만 계속 확대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진정 기술혁신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파악해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정책을 새 정부가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김선오 부울경기술경영인 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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