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5년째 '튀김 기름 폭리' 논란..bhc에 무슨 일?

박규준 기자 2022. 6.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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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이 주목한 기업은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bhc입니다.

얼마 전 bhc가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치킨을 튀길 때 쓰는 기름을 가맹점주들에게 비싸게 팔았단 이유에섭니다.

처음 이 논란이 불거진 게 2017년인데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의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bhc에서 이와 관련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박규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bhc 튀김 기름 폭리 논란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우선, 이 bhc를, 누가 공정위에 신고한 겁니까?

[기자]

자영업자들 단체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이 지난주 화요일 bhc를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가맹사업법상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본사가 닭고기를 튀길 때 들어가는 기름을 가맹점주들에게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했다는 게 신고인 측 설명입니다.

치킨 브랜드 본사는 제조업체에서 닭과 기름 등을 사와 마진을 붙여 점주들에게 파는데요.

특히 bhc가 공급하는 튀김 기름 가격이 타사와 비교했을 때 너무 비싸다는 게 신고인 측 입장입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 : 기름 분석하면, 성분은 사실상 동일한데 (본사가)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신고를 한 거죠.]

[앵커]

그래서 bhc가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기름이 얼마나 비싸다는 건가요?

[기자]

네, 자영업단체 등이 작성한 공정위 신고서엔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타사보다 30~60% 수준 비싸다고 돼 있습니다.

bhc는 롯데푸드에서 만든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쓰는데, 15킬로그램짜리 기준으로 9만 원 수준입니다.

이걸 1킬로그램으로 환산하면 약 6,000원인데요.

신고인 측은 비슷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기준으로 1킬로그램당 공급가가 삼양사는 약 4,500원, 대상은 약 3,600원이라고 말합니다.

이로써 bhc 기름 가격이 최대 60% 비싸다는 겁니다.

품질이 더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용인할 수 있는데, 품질도 별 차이 없다는 게 신고인 측 설명입니다.

[앵커]

궁금한 게 튀김 기름이 그렇게 비싸다면 자영업자들은 다른 곳에서 기름을 사서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안 됩니다.

가맹점주들은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반드시 구매해서 써야 합니다.

본사가 프랜차이즈 특성상 치킨 품질의 동일성을 위해 이 기름도 필수거래 품목으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신고인 측은 이를 가맹사업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상품, 원재료, 부재료의 구입 등과 관련해 부당하게 가맹점 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 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언뜻 이해가 잘 안되는 게 있습니다.

법에는 가맹 본부가 점주에게 특정 상품을 강제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필수거래 품목을 정해놨단 말이죠.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기자]

예외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맹거래법에 시행령을 보면 가맹본부가 경영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된 경우 가능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고인 측은 bhc가 쓰는 기름이 타사와 품질에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걸 필수품목으로 지정하는, 예외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그럼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도 반드시 본사 기름을 써야 하나요?

다른 프랜차이즈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교촌, 비비큐도 닭을 포함해, 기름 등을 본사에서만 받아서 써야 합니다.

본사 입장에선 프랜차이즈 업 특성상, 점주들이 각기 다른 기름을 쓰면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신고인 측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건 본사가 이런 필수 품목들을 가맹점에 팔면서 얻는 마진의 정도가 bhc는 지나치다는 겁니다.

신고인 측은 이런 고마진 행태를, 가맹사업법상 금지하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고마진의 증거로 신고인 측은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론합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bhc는 32%로 교촌치킨보다는 5배, 비비큐보다는 2배 높습니다.

[앵커]

그런데, bhc는 같은 건으로 공정위에 신고를 당했지만 무혐의로 종결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럼 점주들은 이번엔 공정위의 과거 처분을 뒤집을 다른 카드가 있단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히스토리를 말씀드리면 bhc가 점주에게 파는 해바라기유가 비싸다는 논란은 2017년부터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다 2019년 bhc 가맹점주협의회가 해바라기유 고가 강매 의혹 등으로 공정위에 신고를 했지만 공정위는 bhc에 무혐의 처분를 통보했습니다.

bhc본사가 가맹점에 특정 상대방과 거래해야 함을 사전에 정보공개서 등을 통해 알렸다고 봐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맹점주들이 새로운 조사 결과를 들고 재반격에 나선 겁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타사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들을 비교했을 때 품질에 별 차이가 없다는,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이번엔 다퉈볼 만하다"고 말합니다.

[앵커]

이런 의혹에 대해 bhc 본사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타사 대비 해바라기유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고인 측이 거론한 가격 비교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같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도 공법 등에 따라 여러 제품이 있는데, 신고인 측이 그런 세부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대상, 삼양사 등의 제품과 단순 비교를 했다는 겁니다.

또한 bhc 측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롯데푸드가 만든 정제 해바라기유 16.5kg짜리 가격이 19만 1300원임을 고려하면, 자사 기름은 상대적으로 싸다고 말합니다.

다른 제품이니까 품질 비교도 힘들다고도 말합니다.

가맹점에서 얻는 고마진으로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선 "판매 관리비를 아낀 덕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5년째 '고가 기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공정위가 또 조사에 착수해 법 위반 여부를 가릴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무혐의 처분에도 재차 등장한 bhc 튀김유 폭리 논란. 공정위가 어떤 처분을 내릴지 소식들어오는대로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박규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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