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불법 투자 의혹에 '개미멘토' 존 리 결국 퇴진

안지혜 기자 2022. 6.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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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린이'의 멘토이자 가치투자 '전도사', '동학개미'를 이끄는 선봉 '존봉준'. 숱한 애칭과 함께 투자 신드롬을 낳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불법 투자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가 결국 최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사실 여부는 앞으로 조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논란이 불거진 자체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가뜩이나 속절없는 증시 하락장에, 믿었던 조언자가 의혹의 중심에 섰기 때문인데요.

존 리를 '대표 브랜드'로 내세운 메리츠자산운용도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이 소식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지혜 기자, 어떤 의혹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죠.

[기자]

네, 전말은 이렇습니다.

메리츠운용은 지난 2018년 한 부동산 P2P업체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바로 존 리 대표의 오랜 친구가 만든 회사인데다, 존 리 대표의 아내가 이 회사 주주 중 한 명입니다.

초기 투자로 현재 7% 가까이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쉽게 말해 아내가 투자한 친구의 회사에 고객 돈을 투자한 겁니다.

이걸 두고 사실상 존 리 대표가 아내의 이름으로 진행한 '차명 투자'는 아닌지, 또 이해관계가 있어 보이는 회사에 자사 펀드를 투자한 건 '이해충돌'이 아닌지 금감원이 현재 살펴보고 있습니다.

[앵커]

존 리 대표 측 해명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런 일관된 입장인데요.

해당 펀드에서 손실이 없었고 즉, 고객이 손해를 보지 않았고 또 아내가 지분을 가진 회사가 관련법상으론 '이해관계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명입니다.

[앵커]

존 리 대표와 회사 측 주장대로라면 문제가 없단 뜻으로 들리네요?

[기자]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해당 펀드는 연 12% 이상 수익을 냈고요.

또 해당 회사는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이해관계인도 아닙니다.

법상 이해관계인은 펀드운용사의 임직원과 그 배우자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투자한 법인'은 메리츠운용과 이해관계인이 아닌 게 맞긴 합니다.

[앵커]

문구를 그대로 해석하면 그렇다는 뜻인 것 같네요.

그렇다면 업계에선 이번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아슬아슬하게 합법의 가장자리를 지켰을 뿐 해당 조항을 악용한 건 아닌지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건데요.

사실 현재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조그만 이슈라도 컴플라이언스, 준법 감시를 빡빡하게 적용하는 문화거든요.

때문에 업계 보통의 관행에 비춰볼 때도 "굳이 임직원과 관계가 있는 회사에 투자를 해야 했나", "상식적이지 않다"는 코멘트가 나옵니다.

금감원 결론이 나오기까지 꽤 걸리겠지만, 어떤 식의 결과든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앵커]

유명세만큼이나 치르는 홍역도 큰 모습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식 전도사를 자처한 만큼 팬심도 두텁기 때문인데요. 존 리 대표 과거 발언들, 직접 들어보시죠.

[존 리 /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지난해 8월 경제현장 오늘) : 주식 투자라는 건 굉장히 즐거운 거다. 그리고 무조건 해야되는 거다. 주식을 통하지 않고 일반 월급쟁이가 노후 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특히 단타 위주의 한국 투자 문화에서 가치투자, 장기투자를 설파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존 리 /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지난해 8월 경제현장 오늘) : 트레이더(매매자)가 되면 안 되고 인베스터(투자자)가 돼야 되거든요. 근데 대부분 트레이딩에 관한 얘기를 해요. 이럴 때 사라 이럴 때 팔아라. 근데 그건 성공하기가 힘들죠.]

[앵커]

존리 대표를 등에 업고 사업 확장을 해나가던 메리츠운용도 타격이 불가피하겠네요?

[기자]

네, 존 리 대표 인기에 힘입어 큰 회사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인데요.

당장 이미지 타격뿐만 아니라 앞으로 펀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오는 주말 예정이었던 존 리 대표 고객 오프라인 강연도 현재는 공지가 내려갔고요.

메리츠금융지주는 조만간 존 리 대표 사표 수리여부를 결정할 전망인데, 누가 존 리 대표의 빈 자리를 대신하게 될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3조 8천억 원대 후반을 기록한 메리츠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소폭 올랐다가 이달 현재 9천8백억 원 넘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앵커]

회사 역시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존 리 대표가 금감원으로 부터 제재를 받으면 회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는데요.

물론 존 리 대표 본인이 주요 사안을 직접 결재하는 대표지만, 준법감시인이나 펀드매니저 등을 통해서라도 이를 거를 제도적 장치가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일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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