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지역가입자 992만명..한달 3만 6000원 덜 낸다

임지훈 기자 2022. 6. 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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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2단계 개편]
■ 건보료 9월부터 어떻게 달라지나
재산과표 5000만원 일괄공제 등
전체 지역가입자 부담 年 2.4조 ↓
월급 외 연소득 2000만원 초과
직장인 45만명 月 5만원 더 내야
피부양자 인정 기준은 대폭 강화
연소득 2000만원 이상은 자격상실
[서울경제]

9월 1일부터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가 축소돼 약 561만 세대(992만 명)의 건강보험료가 월평균 15만 원에서 11만 4000원으로 3만 6000원씩 줄어든다. 반면 월급 외 연 소득이 2000만 원이 넘는 45만 명의 직장 가입자는 월평균 5만 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 방안 시행을 위한 하위 법령 개정안을 30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재산이 아닌 소득 중심으로 건보료를 부과하기 위해 국회가 2017년 3월 개정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1단계 개편은 2018년 7월에 이뤄졌고 이번 2단계 개편안은 9월 1일부터 적용된다.

2단계 개편안은 지역 가입자의 재산 보험료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앞으로 지역 가입자는 소유 주택·토지 등 재산에 매겨지는 보험료 산정 시 과표에서 5000만 원을 일괄 공제받는다. 예를 들어 시가 3억 6000만 원(공시가 2억 5000만 원)인 주택을 가진 지역 가입자의 경우 재산 과표 1억 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을 기본 공제하고 남은 1억 원에 대해서만 건보료를 내면 된다. 현재는 재산 수준에 따라 500만 원에서 1350만 원까지 차등 공제되고 있다.

5000만 원 일괄 공제로 재산 보험료를 내는 지역 가입자의 37.1%가 재산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게 된다. 지역 가입자의 평균 재산 보험료도 세대당 평균 월 5만 1000원에서 월 3만 8000원으로 내려가 전체적으로 연간 1조 2800억 원이 경감된다. 이뿐만 아니라 4000만 원 미만의 자동차를 소유한 지역 가입자는 자동차에 붙는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조치로 자동차 보험료 부과 대상은 현재 179만 대에서 12만 대로 줄어든다.

이에 더해 지역 가입자를 대상으로도 ‘소득 정률제’가 도입된다. 지금은 지역 가입자 소득을 97등급으로 나누고 등급별로 점수를 매겨 점수당 일정 금액을 곱해 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직장 가입자와 같이 소득에 보험료율을 곱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이로써 종합소득이 연 3860만 원 이하인 세대는 소득 보험료가 낮아진다.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지역 가입자의 65%에 해당되는 561만 세대 건보료는 월 3만 6000원씩 줄어든다. 전체적으로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연 2조 4000억 원가량 낮아진다.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줄게 됐지만 일부 직장 가입자의 건보료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임대, 이자·배당, 사업소득 등 월급 외 소득이 34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월급 외 소득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9월부터는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에 보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직장 가입자의 약 2%인 45만 명의 건보료가 33만 8000원에서 38만 9000원으로 5만 1000원 인상될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추산이다.

피부양자 인정 기준은 강화된다. 현재는 연 소득 3400만 원 이상의 피부양자는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는데 앞으로는 연 소득이 2000만 원만 넘어도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된다. 이번 조치로 현재 피부양자의 1.5%인 27만 3000명이 지역 가입자로 바뀌어 보험료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 상승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피부양자의 보험료는 2026년 8월까지 경감된다. 전환 1년 차에는 80%, 2년 차에는 60%, 3년 차에는 40%, 4년 차에는 20%를 각각 빼준다.

피부양자 재산 요건은 현행 재산 과표 5억 4000만 원 초과가 유지된다. 당초 안은 연 소득 1000만 원 초과 피부양자의 경우 재산 과표가 3억 6000만 원을 넘으면 보험료를 내도록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4년간 공동주택 공시가가 55% 상승하는 등의 여건을 감안해 재산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2단계 개편으로 물가 인상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건보료 부과 체계가 보다 소득 중심으로 개선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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