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쇼크에 가까워"..최태원, 기업 불확실성 경고

대한상의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
"에너지 안보 어느 때보다 중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최근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를 두고 ‘쇼크’라는 표현까지 쓰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변하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력 시장과 에너지 산업구조 변화 압력으로 쇼크에 가까운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탄소 중립을 한국 경제의 도약으로 생각했던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에너지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현안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어렵게 추진한 기후 대응 노력이 반감되지 않도록 해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만큼이나 효율적인 경로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라 안팎으로 국민의 삶과 기업의 안위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는 지금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합리적인 전력 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올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관련 정책부터 합리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9% 수준으로 37개국 중 36위”라며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면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라며 “원가연동제 정착, 전기요금 규제 기관의 독립성·전문성 확보로 합리적 요금 결정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력 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화석연료 업종의 고용과 지역 경제가 입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은 “모든 발전 에너지원이 단일 시장에서 단일 가격으로 거래되는 구조는 연료비 등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전원별 특성을 고려해 전력 시장을 다원화하고 경쟁과 시장 원칙에 기반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