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선미의 색깔
‘선미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들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디바 선미. 고혹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 6월 29일 오후 6시 새로운 싱글 ‘열이 올라요’를 발매하며 컴백한다. 이번 컴백을 기념해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신한 pLay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라푼젤을 연상시킬 만큼의 긴 헤어와 물결 같은 펌, 그리고 블러드 오렌지 컬러의 헤어로 시선을 집중시킨 그. ‘콘셉트 장인’이라는 말이 왜 그의 수식어가 됐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비주얼이었다.
2020년 6월 29일에 발매된 ‘보라빛 밤’과 의도적으로 발매일을 맞췄다는 그. ‘보라빛 밤’의 낮 버전과 같은 곡이기 때문에 이 곡은 해가 점점 져가는 낮에 듣기를 추천하기도.
음악이나 콘셉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덜어내 여느 때보다 홀가분하다는 그. 대형 부채는 물론 고무줄까지 활용해 한국적인 요소가 물씬 느껴지는 무대는 물론 선미만의 레트로 적인 요소가 가미된 뮤직비디오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선미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앨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 소개 토크는 물론 질의응답까지 모든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그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느껴지기도.
Q. 컴백 소감
“일단 다시 팬분들과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이제 응원법이 가능해서 벌써 귀에 들리고 기대가 된다(웃음). 이번 ‘열이 올라요’를 준비하며 느낀 건데 여느 때보다 홀가분한 선미인 것 같다. 음악, 콘셉트, 모두 많이 덜어냈는데 결코 가볍지는 않은 앨범인 것 같다”
Q. 2020년 6월 29일 발매된 ‘보라빛 밤’과 발매일이 같다. 의도한 건지
“의도한 것이 맞다. ‘보라빛 밤’은 밤의 느낌을 담았다면 이번 ‘열이 올라요’는 한낮의 뜨거움을 담은 곡이다. 두 곡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같은 날짜인 6월 29일에 발매하게 됐다. 여름밤의 뜨거운 사랑을 주제로 앨범을 표현해봤고, ‘열이 올라요’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Q. 뮤직비디오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이번에 조금 색다른 여름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다가 LA가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아서 다녀왔다(웃음). 큰맘 먹고 다녀왔으니 뮤직비디오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
Q. 촬영 에피소드는
“촬영지 주변에 예쁜 집들이 되게 많았다. 근데 나랑 머리색이 똑같은 외국인 분이 있더라. 그분이 나보고 머리색이 똑같다고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사진을 찍는데 날 알아보시고 팬이라고 하더라(웃음). 너무 신기했다. 사람이 없고 한적한 해외였는데 팬을 만나다니 참 신기했다”
Q. 콘셉트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직접 참여했다고.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이번 디지털 싱글을 기획하며 어떤 콘셉트가 이 앨범과 어울릴까 하는 생각을 했다. 뜨거운 여름을 노래하는 이야기다 보니 얼굴에 열꽃이 핀 것처럼 빨갛게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치크에 포인트를 줬다. 메이크업으로 주근깨를 그렸고, 헤어 컬러 역시 블러드 오렌지라는 컬러로 염색했다”
Q. 타이틀곡 소개
“후렴구가 중독성 있는 노래지 않나 싶다. 제목부터가 이 여름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곡의 콘셉트는 사랑의 열병 때문에 열이 오르는 여자지만, 일상에서 순간순간 열이 오르는 순간이 많지 않나(웃음). 그럴 때도 많이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노래가 시작할 때 정말 예쁜 기타 소리로 시작한다. 동양적인 느낌이라 묘하게 느껴지니 주의 깊게 들어달라”
Q. 안무에 대한 소개
“항상 함께 작업하는 아우라 팀과 작업했고 특별히 프라우드먼의 모니카 씨도 함께했다.”
Q. 포인트 안무는
“부채를 활용한 안무와 훌라 춤이 있다. 그리고 안무 중간에 고무줄이 등장하는데 직접 고무줄을 한다. 모니카 씨가 신박한 고무줄 아이디어를 제안해줘서 좋은 안무가 탄생한 것 같다”
Q. 수록곡 ‘풋사랑’에 대한 소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다. 이런 사랑에 대한 경험은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가 아닌, 지금 만났으면 이루어졌을까 하는 궁금증을 노래하는 노래다. 아련한 감정을 담아본 수록곡이다”
Q. 어느 시간대에 듣는 것을 추천하는지
“’열이 올라요’는 가장 더운 시간인 1~3시에 듣는 것을 추천한다. 쨍쨍할 때 듣는 것을 추천한다. 풋사랑은 해가 저물어갈 때 듣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오후 4시 이후를 추천한다(웃음). 그리고 해가 지면 ‘보라빛 밤’을 들어달라”
Q. 이번 컴백이 조금 홀가분하다고. 어떤 부분에서 덜어냈고, 왜 홀가분 한지
"이번 ‘열이 올라요’는 내가 작곡한 곡이 아니다. 계속 프로듀싱을 하다 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선미가 궁금해지더라. 그런 시점에 타이밍이 좋게 이번 곡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프로듀싱을 하긴 했지만 굳이 꼭 내가 만든 곡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다른 작곡가분들의 시각으로 나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좋았고, 감사했다. 가수를 오래 하고 싶기 때문에 다른 작곡가분들과 작업도 많이 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전 노래들에 비해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을 많이 덜어낸 걸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거다. 신기한 건 덜어낼수록 음악이든 비주얼이든 음악이든 순수해지는 것 같다. 홀가분하다는 표현을 직접 쓴 이유가 있다. 데뷔 16년 차다. 솔로로도 이제 10년 차가 됐는데 2~3년마다 한 번씩 앨범이 나오는 가수가 아닌, 주기적으로 대중분들에게 보여지는 가수다. 굉장히 거창한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항상 그게 되게 부담이었다. ‘꼭 거창하지 않아도 돼’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앨범의 목표는 ‘선미 나왔네? 노래 어떨까?’하고 들어주셨으면 한다. 오히려 이런 마음을 가지니까 너무 홀가분해졌다”
Q. ‘선미팝’이라고 일컬어지는 수식어가 있다. 이번 앨범으로 보여주고 싶은 매력은
“선미팝이라는 그 말을 기자분들이 지어주신 거다. 선미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기사 제목으로 ‘선미팝’을 써주셨다. 최근에 선미팝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다. 장르적인 특성은 사실 없다고 느낀다. 내가 해왔던 음악들을 보면 다양한 장르들이 있다. 물론 레트로 적인 요소가 항상 가미돼있었지만 장르보단 그 음악을 표현하는 데 있어 조금 구분이 되는 것 같다. 난 밝고 신나는 음악을 해도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감성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앨범도 정말 밝지만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 같은 게 조금 다른 음악들과 구분 지어지는 나만의 매력 요소가 아닌가 싶다”
Q. 오랜만에 컴백하는데 여름으로 컴백 시기를 정한 이유는
“이게 맞는 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겨울에 많이 아프다(웃음). 그래서 여름에 하는 활동을 선호하긴 한다. 그리고 여름하면 ‘써머퀸’이라는 타이틀이 있지 않나. 나도 모르게 그런 타이틀이 조금 탐났던 게 아닐까 싶다(웃음)”
Q. 30대가 됐다. 30대에 보여주고 싶은 선미만의 매력은
“만으로도 이제 서른이다. 너무 서른 안 같다. 마음이(웃음). 그냥 내가 아직도 어린아이 같다. 스물네 살 정도에 머무른 아이 같다. 그리고 서른이 되면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고 하던데 지금 내가 사는 삼십 대와 부모님 세대가 사셨던 삼십 대는 너무 다르다. 아직도 서른은 너무 어리다. 난 가시나 활동할 때만 해도 ‘2~3년 후면 나도 끝이겠지’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여자 아이돌이나 여자 가수들의 수명이 짧다고 생각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시대가 아니고 내가 봤을 때 그 사람이 충분히 새로워 보이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면 응원하게 되고 새로운 팬들이 생기고 그렇더라. 그래서 되게 용기가 생겼다. ‘나 10년 정도 더 해도 괜찮은 가수겠다’란 생각이 들더라. 오늘만 해도 느껴지는 게 기자 간담회에 이렇게 많은 기자분이 오실 줄 몰랐다. 나라는 가수를 이렇게 궁금해해 주시고 많이 와주셨다는 게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Q. 안무에 프라우드먼 모니카가 참여했다. 참여하며 재밌었던 점, 그리고 안무에 대형 부채와 고무줄 등을 활용하게 된 계기를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모니카 씨와의 작업을 하게 됐는데 사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정말 요즘 제일 바쁜 분들 중 한 분이지 않나. 근데 너무 흔쾌히 바쁜 와중에도 안무를 짜줬다. TV에서 봤을 때 되게 도도하고 차갑고 그럴 줄 알았는데 작업을 하며 대화를 나눠보니 너무 겸손하고 착하시더라. 우선 정말 감사했고, ‘열이 올라요’를 준비하며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떠오른 게 프라우드먼이었다. 고무줄 아이디어는 물론 안무 중간에 프라우드먼에서 짜준 부분도 많다. 그 부분들이 아우라의 안무와 너무 잘 어울리고 신박하다고 생각한다. 부채랑 고무줄이 등장하는데 프라우드먼은 고무줄, 아우라는 부채로 안무를 짜줬는데 두 요소가 찰떡궁합이다.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퍼포먼스가 됐다. 근데 한 가지 고충이 있다. 내 고충은 아니지만 부채가 정말 무겁다. 제작을 한 건데 한국에 이렇게 큰 부채를 만드는 곳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 접히는 부채다(웃음)”
Q. 어떤 콘셉트가 나오던 선미만의 색깔로 다채롭게 소화해낸다. 비결은
“일단 내 몸에 맞지 않는 것은 안 하려고 한다. 선미가 선미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해 나를 잘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내 모든 음악엔 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모든 이야기가 내가 겪은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32살의 선미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 있다. 앞으로도 다채롭게 표현하도록 하겠다. 기대해 달라”
Q. 이전 ‘날라리’는 태평소, 이번 ‘열이 올라요’는 부채와 고무줄이다. 꾸준히 한국적인 걸 좇는 이유는
“이번 신곡 기타 리프가 되게 구수하고 구성진 리프로 시작된다. 난 한국적인 것이 곧 대중적이라는 생각이 있다. 항상 한국적인 요소를 음악에 넣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소위 말하는 ‘뽕끼’. 이거 말고 어떤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요소는 필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적인 게 나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즐겨서 넣는 요소가 된 것 같다. 이번에 ‘열이 올라요’를 부르는 것도 한국의 얼이 담긴 그런 느낌으로 불러보려고 정말 많이 꺾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구수하고 구성지게 부를까 신경을 썼다(웃음)”
Q. 앞으로도 다른 작곡가들과 협업할 계획이 있는지
“언제나 환영한다. 내게 관심 있는 프로듀서분들은 언제든 연락 달라(웃음). 이게 내가 느끼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나는 정말 다르다.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나를 표현할 방법이 있더라.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듀서분들과 작업하고 싶다”
Q. 오랫동안 솔로로 하면서 이 부분은 스스로 애썼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데뷔 16년 차, 솔로 10년 차다. 애썼다 싶은 건 버틴 것, 살아남은 것이다. 그 점을 되게 칭찬해주고 싶다.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 이 자리에 있다. 항상 후배 친구들이나 일하면서 만나는 동료들에게 ‘우리 꼭 오랫동안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자’는 얘길 항상 한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기 때문에 더욱더 내게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늘 겸손하고 도태되지 않고, 마라토너의 마음가짐으로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달릴 생각이다.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2007년 JYP 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로 데뷔해 지금은 본인만의 색깔로 가요계를 물들이며 활발히 활동 중인 선미. 솔로 활동 10년 차, 이제 성적에 연연하기보단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 자체로도 행복해 보이는 그에게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더욱 다채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을 가지고 나올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글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사진 김치윤 기자 cyk78@bntnews.co.kr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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