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아랑곳않고 증원·증축..中企 공공기관 재정 '빨간불'] 신사옥 지어 부채비율 6배 폭증.. 기금 바닥나도 연봉 '高高'
소상공인기금도 누적 적자 2조
창업진흥원은 2년새 인건비 2배
"이대로 가다간 국민부담만 폭증
허리띠 조이기 비상경영 시급"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계속해서 조직 규모를 키우는 방만한 경영에 빠져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적자 규모가 커지고 공공 기금은 바닥난 것은 물론 신사옥 증측이나 인원 증원 등으로 재정 현실에 맞지 않는 지출을 무리하게 늘린 탓이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진공의 부채 규모는 22조300억 원으로 2017년(14조6800억 원) 대비 7조3500억 원이 늘었다. 5년 간 50.0%나 증가한 셈이다.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인한 장기차입부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전체 자산 26조6300억 원 가운데 부채의존도가 82.7%를 차지했다. 이 여파로 부채비율은 478%로 치솟았다. 경영 부실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채가 급격히 쌓이는데도 공단 이사장과 상임감사의 보수는 대통령 보다 많아져 대표적인 방만 경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진공 이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억 338만원을 수령해 전체 공공기관장 중 연봉 서열 9위에 올랐다. 상임감사 연봉도 2억 4270만 원으로 최상위권 수준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은 누적 적자만 2조를 넘어섰다. 순자산도 2019년 845억 7300만원으로 적자를 보기 시작한 후 2020년에 누적 적자 2261억 94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 2020년 대비 993.0%나 적자 규모가 커졌다. 2022년 회계연도 기금평가 결과에서는 사업구조조정 권고까지 받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전체 공공기관 평균에 비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들이 부채나 인력 증가율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자금이 늘어 부채가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공공기관 혁신이라는 정부 기조에 동참해 산하 기관들을 더 효율화하고 민간에 넘겨줄 수 있는 업무는 넘겨주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2020년 세종시 신사옥을 준공해 부채 비율이 급등한 창업진흥원도 방만 경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229.85%에서 지난해 1217.28%까지 부채 비율이 폭증하며 6배 이상 많아졌다. 총 부채도 2018년 23억 2100만 원에서 2019년 81억5500만 원 , 2020년 176억1400만 원, 2021년 178억9400만 원으로 증가 추세다.
부채가 늘고 있는데도 긴축 경영에 돌입하기는커녕 인력은 더욱 늘렸다. 총 임직원 수를 2017년 140명에서 올해 1분기 245명까지 확대했다. 올해 인건비 예산도 224억 5400만 원으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렸다.
창업진흥원 관계자는 “사옥을 짓지 않고 사무실을 임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지속적으로 임대료가 발생해 세금을 낭비할 수 있다”며 “자체 사옥을 갖고 있는 게 장기적으로 재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도 벌이보다 씀씀이가 더 커지며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순이익은 수년째 마이너스에 머무르고 있고 총 부채 금액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2018년 4757억 1200만 원에서 2021년 8900억7700만 원으로 3년만에 2배 가까이 빚이 늘었다. 역시 적자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비대해졌다. 총 임직원 수가 2017년 55명에서 올해 1분기 116명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심지어 신보중앙회는 내년 입주 목표로 지하 2층, 지상 8층(연 면적 1만 2765.4㎡·약 3813평)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 중이다.
기술보증기금도 기금 결산액이 2018년부터 꾸준히 줄었다. 회계상 지난해 4511억3500만 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인력 규모는 늘었다. 총 임직원 수는 2017년 1287명에서 지난해 1551명으로 4년 사이 264명이나 증가했다.
2017년부터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던 중기유통센터는 이자보상배율이 2020년 1.27, 2021년 1.16으로 번 돈을 전부 투입해 간신히 이자만 갚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임직원 수는 계속 늘어 2017년 177명에서 올해 1분기 286명까지 100명이 넘게 늘어났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에 집중했던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대부분 공공기관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재무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을 비롯한 각종 경제적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계속 방만 경영이 이어진다면 결국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공공기관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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