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0주년 맞은 아름다운가게.."자원순환에 가치소비까지 접목"

이진한 입력 2022. 6. 29. 17:45 수정 2022. 6. 2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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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원 제4대 이사장
중고·재활용품 1년 사업으로
나무 50만그루 탄소저감 효과
중고플랫폼 경쟁 치열해져
수익성 확보가 당면 과제
"MZ세대 소구할 매력 강화"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아름다운가게'는 기증품과 중고물품, 재활용품 등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사회 취약계층을 돕고 환경보호를 비롯한 각종 캠페인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아름다운가게에 따르면 단체는 2021년 한 해에만 물품 기부를 통해 약 429만5057㎏CO2eq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했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약 50만그루가 1년 내내 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같은 효과다.

이달 12일 아름다운가게 4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박진원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층 더 높아졌음을 현장 곳곳에서 절감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고물가 기조에 중고거래 시장마저 경쟁이 치열해졌다. 임기 동안 전국 110곳 매장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활동가들의 복리를 개선하는 등 지속 가능한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아름다운가게 이사진에 합류한 박 신임 이사장은 지난 6년간 단체 정관 내규를 재정비하고 나눔위원회 위원장직(2년)을 맡아 활동했다. 아름다운가게 나눔위원회는 단체 수익금을 어떤 곳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내부 조직이다. 지역 매장별로 발생한 수익은 지역으로 환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대부분 가게가 있는 지역의 취약계층과 그들을 돕는 지원 단체에 쓰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 예산과 단체 차원에서 확보한 후원금의 효율적인 지출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직종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구호 활동이나 울진 대형 산불 피해 회복을 위한 긴급구호 활동이 그 예다.

박 이사장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법으로 아름다운가게만의 정체성 강화를 꼽았다. 당근마켓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상업 플랫폼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치 소비와 공명을 이뤄 두꺼운 지지층을 구성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원 순환 효과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운영 기조를 강화하는 한편 매장 옷걸이 등을 생분해성 제품으로 바꿔 매장 이용자가 아름다운가게를 선택한 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안을 예로 들었다. 조직 내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한 경영혁신도 그가 염두에 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영업 환경에 처한 매장들이 공통된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조직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듣겠다는 의미다.

설립자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향으로 단체에 드리워진 정치적인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 또한 주요 과제다. 박 이사장은 "아름다운가게가 정치권과 무관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외부적인 시선은 그렇지 않음을 안다. 자원순환과 나눔의 활동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이 변호사로서 쌓은 이력은 목표 달성을 도울 자산이다.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 후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던 그는 1980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돌연 미국 브루클린법학전문대학원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며 진로를 바꿨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발생 당시에는 금융감독위원회 초대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중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에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편파 판정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대신해 국제빙상경기연맹에 윤리위원회를 요구하는 편지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임기 중 항상 마음에 품고 다닐 목표로 직원들의 복리후생 강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단체에서 활동하는 약 5000명의 인원 중 약 4500명이 순수 자원봉사자들"이라며 "아름다운가게가 운영 면에서도 지속 가능한 단계에 오르려면 헌신하며 봉사하는 이들이 지치지 않게 다양한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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