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삼겹살에 짜글이..아직 박태환 형은 못넘어
자유형 200m 자신감 얻고
단체전서도 희망얻어 기뻐
내년 선수권·亞게임도 기대
레이스 운영과 터치는 향상
체력 회복은 아직 과제남아
29일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선 황선우는 여전히 소년 같았지만 어느새 부쩍 큰 모습이기도 했다. 2019년 광주 대회에서 단체전인 남자 계영 800m에만 출전했던 황선우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통해 이름을 알리더니 자신의 두 번째 세계선수권인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 이후 11년 만에 경영 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계영 800m에서도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단체전 종목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6위를 기록했다.
귀국한 뒤 첫 끼로 "삼겹살에 짜글이를 먹었다. 한국 음식이 진짜 맛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하며 웃은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특별히 아쉬웠던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단체전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계영도 희망이 보인다는 얘기를 들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수영 종목 자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는 점이 그를 기쁘게 한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이후 수영에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아 엄청 좋다. 부다페스트에서도, 공항에서도 선물을 많이 받고 격려도 받아서 더 좋은 기록을 보여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얻어낸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답변이었지만 미소도 잠시, 세부적인 과정에 있어서는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단 기술적인 부분에서 성과는 확실하다. 지난 4월 약 6주간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유명 지도자인 이언 포프 코치와 터치, 돌핀킥을 집중적으로 연습한 황선우는 "호주에서는 집, 수영, 집, 수영만 반복해서 추억이 없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이번 대회 터치 부분에서는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본 코치님께 칭찬을 받았다. 돌핀킥은 많이 차면 레이스를 끌어올리기 어렵지만 한 번이라도 더 차자는 마음으로 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체력 회복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6개 세부 종목에 출전해 총 10번의 레이스를 펼치다 보니 체력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다. 황선우는 스스로를 두고 "한번 레이스를 소화하면 기진맥진하는 스타일"이라며 "계속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 체력을 잘 만들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자신보다 딱 한 살이 어린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는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존재가 될 전망이다. 그는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보다 1초26이나 빠른 1분43초21이라는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고, 내친김에 100m까지 석권하며 2관왕이 된 만큼 앞으로도 자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황선우는 포포비치를 두고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지만 수영할 때 폼이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레이스를 끌고 가는 게 강점이라 같은 선수로도 멋있어 보인다.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선배인 박태환(33)과 높이뛰기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 등에 대한 이야기도 관심을 모았다. 박태환을 넘어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은 황선우는 "박태환 선수는 한국 수영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선수"라며 "넘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직 공식 은퇴 상태는 아닌 박태환과 계영을 같이 뛰는 것에 대해서도 "만약 베스트 기록으로 경기를 뛴다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 같다. 지금 멤버로도 힘써서 같이 나아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스포츠의 약점으로 꼽혔던 기초종목에서 함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 역시 그에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존재였다. 최근 우상혁의 응원을 받은 황선우는 "우상혁 선수와 내가 열심히 훈련해 한국 수영과 육상을 같이 빛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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