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이준석, 윤핵관·안철수에 '치고 빠지기식' 공세
기사내용 요약
‘비토’ 김정재 지역구 포항 방문하며 선택적 침묵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견제 세력에 대한 공개 비토를 재개했다. 공개 회의 발언은 줄이고 자신을 향한 공격에 적극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 공세'를 펴고 있는 셈이다.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제기되는 등 당 안팎으로 고립되면서 선택적 침묵과 반격을 가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9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해군 2함대사령부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면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혀달라'고 통보했다는 보도에 대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에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런 익명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핵관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이 대표는 "어제 그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 누가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 발언이고 바로 대통령실에서 상반된 입장이 나온 걸로 안다"면서 "저는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제가 먼저 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번 이런 게 어떻게 익명의 보도로 튀어나오고 그걸 대통령실에서도 반박하고 제가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지방선거 이후 이어지고 있다"며 "전 이게 우연한 상황이 아닐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후엔 포항 영일만대교 현장부지와 국가해양정원을 방문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포항 방문이 혁신위를 두고 자신을 비토한 김정재 의원을 겨냥한 '무력 시위'라는 해석이 나왔다. 포항이 최근 당 혁신위원회를 두고 이 대표를 비판한 김정재 의원 지역구라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선대위 운영 등을 놓고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갈등을 보였을 때 당무를 연기하고 장 의원의 지역구를 찾은 바 있다. 이 대표가 당시 장 의원 사무실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기습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면서 장 의원을 '우회 저격'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 대표는 이날 포항 방문에 대해 "갑작스러운 일정은 아니다"라며 "김영식 의원실에서 예전부터 원자력 관련 방문 일정을 잡아달라고 했고 의원실과 협의를 통해 일정을 정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김 의원이 저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아는데 어차피 포항시민에게도 지지받지 못 할 행동이라 본다"며 "제가 포항에 못 갈 이유는 없다. 김 의원이 포항 영주도 아니고"라며 김 의원에 날을 세웠다.
안철수 의원과의 신경전도 이어갔다. 이 대표와 안 의원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안 의원이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한 데 대해 이 대표가 '합당 취지에 어긋난다'며 재고 요청을 하면서다.
이 대표는 안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자신을 이긴 사실을 언급한 데 대해 “2016년에 살고 계시는가 보다"라며 "그런 거 평생 즐기시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자신에게 왜 그렇게 날을 세우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저도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면서도 “저는 그때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출마했었다. 저는 3번을 달고 이 대표는 1번을 달고 제가 20% 이상 이겼다. 본인은 본인 나름대로 그때 패배에 대한 그런 상처가 있다든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다른 분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했다.
계파 등 당내 기반이 없는 이 대표가 먼저 공격하지는 않고 자신을 향한 공세에 강하게 대응하면서 자신이 피해자임을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치고 빠지는 무하마드 알리식 권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내에서 너무 전방위로 공격을 하며 적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위를 조절하며 타격 대상 초점도 단순화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포항 방문에 이어 오는 30일에는 경주를 찾아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최고위원회의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필리핀 특사 출국을 이유로 잡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l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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