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작고 가벼운 노캔 이어폰 찾는다면? 소니 '링크버즈S'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무선이어폰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15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올 1분기 150달러 이상의 제품 점유율은 34%로 전년 동기 대비 9%P(포인트) 늘었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42%에 달했던 50달러 이하의 제품 비중은 34%로 줄었다. 무선이어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단순히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제품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프리미엄 가격대의 무선이어폰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기존 오디오 전문 기업의 제품 판매 증가가 프리미엄 가격대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곳이 소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소니는 작년 WF-1000XM와 올해 링크버즈를 출시하며 전방위적으로 입지를 확대 중"이라고 언급했다.
소니의 무선이어폰 시장 공략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달 초 무선이어폰 신제품인 '링크버즈S'를 출시하며 국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링크버즈S는 월초 이틀간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 초기 출시 입고분 전량이 완판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와 함께 추가된 '에크루' 컬러 제품을 소니코리아로부터 대여받아 약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에크루 색상으로 트렌디해진 소니
소니 제품을 처음 구매하는 이들이라면 패키징을 보고 다소 놀랄 수도 있다. 소니는 작년부터 출시한 무선이어폰 제품에 친환경 패키징을 적용하고 있는데, 여느 제조사와 달리 유독 '진심'이 느껴진다.
링크버즈S는 무선이어폰과 이어버드 팁 4종, 충전케이스, 충전케이블로 구성돼 있는데 작은 패키지 안에 이 모든 것이 옹골차게 들어가 있다. 또 이를 둘러싼 포장재는 모두 친환경 소재다. 소니는 라벨을 제외한 종이 포장재의 99%는 대나무, 사탕수수, 재활용 종이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다. 단순히 충전기를 제외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다른 제조사들과는 차별화된 움직임이다. 특히 링크버즈S는 포장재뿐만 아니라 제품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이번 신제품은 최근 트렌드에 맞춰 '에크루' 색상이 새롭게 추가된 것도 특징이다. 소니는 에크루 색상에 대해 "아이보리 및 베이지 계열로 자연을 담은 순수한 느낌을 낸다"고 설명한다. 평소 베이지 계열을 선호하는 편이라 제품을 받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는데도, 실물은 그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링크버즈S의 에크루 색상은 진한 베이지에 회색 물감을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한 느낌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케이스를 씌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링크버즈'지만 WF-1000XM4 닮은꼴
링크버즈S는 '링크버즈' 라인업으로 출시됐지만, 외양은 작년 출시했던 무선이어폰인 'WF-1000XM4'와 더 비슷하다. 링크버즈는 완전 오픈형 이어폰이지만, 링크버즈S는 WF-1000XM4와 마찬가지로 커널형의 노이즈 캔슬링 무선이어폰이라는 점에서다. ▷관련기사:[보니하니]WF-1000XM4①앱등이 마음을 뺏다(2021년 7월6일)
탑재된 기능이나 성능도 그렇다. 링크버즈S는 WF-1000XM4와 마찬가지로 오디오 코딩 기술인 'LDAC(엘덱)'와 통합 프로세서 'V1'를 탑재했다. 특히 소니 무선이어폰 최초로 적용했던 WF-1000XM4에 이어 링크버즈S에도 LDAC 코덱이 지원된다. LDAC는 무선이어폰에서도 음원 손실 없는 음질을 구현해주는 소니 고유의 오디오 기술이다. CD 품질을 뛰어넘는 고해상도 오디오를 원음 그대로 무선으로 보내 높은 수준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소니 측 설명이다.
음질에 크게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 기본 수준도 충분히 좋다고 느껴졌지만,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App)을 통하면 이퀄라이저 조정도 할 수 있어 음질 만족도가 컸다. 개별 설정도 가능하지만 △밝음 △신남 △부드러움 △편안함 △보컬 △트레블 부스트 △베이스 부스트 △스피치 등 이미 설정된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자동으로 음악을 일시 정지하고, 상대의 음성과 주변 소리를 강조해주는 'Speak-to-Chat(스피크투챗)' 기능이나 사용자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지해 주변 사운드 설정을 조정해주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 등도 공통으로 지원한다.
다만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은 여전히 아쉬웠다. WF-1000XM4 제품을 체험해봤을 때도 해당 기능을 켜두면 자주 알림음이 떠 몰입감을 해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링크버즈S도 마찬가지였다. 장소에 따라 사운드 설정을 조정해주는 것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회사 주변에서는 노이즈 캔슬링은 끄고 주변 소리를 최대한으로 켜두도록 지정을 해뒀는데, 회사를 한참 벗어나도 자동으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링크버즈인 이유
링크버즈S가 WF-1000XM4의 후속작으로 보일 정도로 비슷한 외양과 기능을 갖췄음에도, 완전 오픈형 이어폰인 링크버즈의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은 "링크버즈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링크버즈는 각 이어버드의 무게가 4.1g에 불과한데다, 도넛형 링 드라이버 구조로 일상의 주변 소리와 음악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고 가벼운 착용감으로 벗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독특한 무선이어폰 제품으로 꼽혔다.▷관련기사:[보니하니]음악, 일상이 된다…소니 '링크버즈'(4월8일)
링크버즈S의 소구점도 이와 유사하다.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착용감이 좋으면서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무선이어폰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링크버즈S의 각 이어버드 무게는 4.8g 수준이다. 소니코리아는 링크버즈S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무선이어폰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소니 자체 연구 결과에 기반한 소개다. 지난달 9월 기준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고 LDAC과 호환되는 완전 무선 스타일 이어폰 중 가장 작고 가볍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약 두 달 동안 새로운 제품이 출시돼 기록을 갈아치웠을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링크버즈S를 실제로 사용해봤을 때 오랜 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약 일주일 동안 매일 4~5시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타사의 노이즈 캔슬링 무선이어폰과 비교해봤을 때도 가벼운 것은 맞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프로의 이어버드는 6.3g, 애플의 에어팟 프로는 5.4g였다. 이보다 저렴한 제품군인 갤럭시 버즈2의 경우 5.0g, 에어팟 3세대는 4.28g이다. 다만 에어팟3세대의 경우 소니 링크버즈S와 가격대는 같지만,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지 않는다.
통화품질이 좋은 것도 링크버즈 라인업의 공통점이다. 5억개 이상의 목소리 샘플을 분석해 만든 노이즈 감소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메시 구조 마이크에서 음성을 깨끗하게 추출한 덕이란다. 실제 에어팟 프로, 갤럭시 버즈 프로 등 타사 제품과 비교해 통화 테스트를 해보니 링크버즈S의 통화 품질이 더 좋게 느껴졌다.
이어버드를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사운드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어폰을 오래 착용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대중교통에서 안내 방송을 들어야 하거나 상대방이 말을 걸었을 때 왼쪽 이어버드를 한 번 터치하면 노이즈 캔슬링 모드에서 주변음 듣기 모드로 전환됐다. 다만 이 기능은 간편하기는 했지만, 터치 민감도가 유독 높아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머리카락이 날리면서 터치가 되기도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향후 무선이어폰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소니 등 기존의 오디오 강자들의 선전으로 150달러 프리미엄 부문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니만의 기술력에 트렌디함을 더한 링크버즈S가 우리 일상에 무선이어폰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할지 기대해본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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