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는 괜찮지만 무릎 굽힐 때 아프면 '슬개대퇴관절염'의심을
슬개대퇴관절염은 슬개골(무릎 앞에 있는 삼각형의 뼈)과 대퇴골 사이 연골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선천적으로 슬개골이 대퇴골에 제대로 맞지 않아 무릎이 움직일 때 슬개골이 어긋나면서 연골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발생한다. 슬개대퇴관절염은 해당 부위가 무릎 앞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방 무릎의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또 무릎을 꿇는 행동이나 쪼그려 앉기 등 슬개대퇴관절에 압력을 증가시키는 행동 시 통증이 발생하고,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무릎이 붓고 물이 차며 움직일 때 걸리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걸을 때는 괜찮다가 무릎을 굽히는 동작을 할 때 유독 통증이 느껴진다면 앞 무릎 관절염인 '슬개대퇴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무릎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있는 연골 손상으로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무릎의 관절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심한 경우, X-레이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슬개대퇴관절염은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X-레이 검사상 이상 소견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그래서 종종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슬개대퇴관절염 초기라면 주사치료와 무릎 보호대 착용, 쪼그려 앉거나 무릎 꿇는 습관을 피하는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진행된 슬개대퇴관절염 환자라면 이런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 반복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말기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전에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관절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행이 심화되기 전에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슬개대퇴관절염은 X-레이상 손상 정도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하는 의사의 풍부한 진료 경험이 중요하다. 이러한 환자의 치료 경험이 많지 않으면 진단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골손상이 진행된 슬개대퇴관절염이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떨어져 나온 연골의 부유물들을 제거한다. 더불어 어긋나는 슬개골의 외측막 즉, 지대를 절제해 슬개골의 부정정렬을 바로 잡아줘야 한다. 이런 관절경 치료는 70~80대 고령에서도 시술이 가능하다. 진행이 많이 된 슬개대퇴관절염에 대해서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추후 말기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기 전까지는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외에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상 생활에서 걸어 다닐 때 쓰는 관절 연골의 상태는 양호하거나 심각한 상황이 아니어서 방치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 증상 청취와 이학적 검사, MRI 검사가 중요하다. 진단을 통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환자는 증상이 호전됨과 동시에 말기 관절염으로 가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치료 핵심은 관절염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유지하면서 인공관절수술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함이다.
일상 생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앉았다 일어날 때 불편감이 발생하는 슬개대퇴관절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이러한 관절염의 경우 걸어 다니는 기능에는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해당 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염 치료의 성패는 정확한 조기 진단과 치료에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불편감을 느낄 정도의 문제가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무릎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해 치료 가능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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