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콕 찍은 중국 "대가 치를 수 있다".. 나토 갈라치기

조영빈 입력 2022. 6. 29. 17:30 수정 2022. 6. 30. 08: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정상까지 대거 참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겨냥해 중국이 회원국 간 갈라치기에 나섰다.

환구시보 등은 "냉전 성격이 강하고 중국에 강한 적대감이 있는 이 안보 회의(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은) 무엇을 얻을 수 있냐"고 반문하며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확대를 수용한 것은 늑대를 집에 들인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담장 밑에 서지 말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 경고
유럽에는 "윈윈할 수 있다" 회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기념촬영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정상까지 대거 참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겨냥해 중국이 회원국 간 갈라치기에 나섰다. 사상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한국을 향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압박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9일 '나토라는 위험한 담장 아래 서 있으면 안 된다'는 제목의 공동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을 거론하며 "특히 일본과 한국은 나토 회의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나토 수용은 늑대 들인 꼴"

환구시보 등은 "냉전 성격이 강하고 중국에 강한 적대감이 있는 이 안보 회의(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은) 무엇을 얻을 수 있냐"고 반문하며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확대를 수용한 것은 늑대를 집에 들인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선택은 중국과의 전략적 신뢰를 훼손하며 불가피한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등의 나토 참여에 불쾌감을 표시해온 중국 정부도 거듭 경계감을 드러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근년 들어 나토가 지역과 영역을 넘어 집단 대결을 고취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고도로 경계하고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며 집단 대항을 추진하고 패거리와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민심을 얻을 수 없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왕이 "유럽, 중국 객관적으로 봐야"

환구시보 등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도전 요소'로 적시한 새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하며 "미국, 영국은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등은 중국을 묘사할 때 보다 신중한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측 간 격렬한 토론이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번 전략 개념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유럽 국가들은 이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점을 애써 부각시킨 것이다. 또 "나토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격렬한 토론 자체가 '중국이 나토를 위협한다'는 (미국의) 수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충분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나토 국가 간 응집에 대한 중국의 견제 의도는 전날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왕 부장은 이임을 앞둔 니콜라스 샤퓌 주중 유럽연합(EU) 대사와의 회동에서 중·EU 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과 유럽은 적이 아닌 동반자"라고 밝혔다. 이어 "양측 간 의견 불일치도 때로는 건전한 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관건은 유럽이 중국의 발전 방향을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끄는 반중국 노선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선 안 된다는 우회적 경고로 풀이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