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후손에게 한국어 교육은 작은 보답이죠.."

이준호 2022. 6.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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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충남 계룡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직원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한국어 교육 재능기부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도 소속으로 엑스포 조직위에 파견 근무 중인 성용현(49) 사무관은 엑스포 기간 6·25 참전용사와 그 후손 100여명을 초대해 70여년 전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전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성 사무관의 한국어 교육 재능기부 시작은 국내 유학 중인 참전용사의 손자를 만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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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 성용현 사무관,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에 교육재능 기부
매주 2회 온라인 화상수업,
온라인 화상으로 한국어 수업 중인 성용현 사무관(오른쪽 위)

“피땀 흘리며 우리를 지켜줬는데 교육 재능기부는 미미한 보답이죠…”

오는 10월 충남 계룡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직원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한국어 교육 재능기부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도 소속으로 엑스포 조직위에 파견 근무 중인 성용현(49) 사무관은 엑스포 기간 6·25 참전용사와 그 후손 100여명을 초대해 70여년 전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전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성 사무관의 한국어 교육 재능기부 시작은 국내 유학 중인 참전용사의 손자를 만나면서부터다. 초청 대상을 선정하던 중 서울대에서 공공행정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콜롬비아 출신 바론 빌라로보스 카밀로(36)씨를 만났다.

카밀로의 할아버지 마르코 툴리오 바론 리베라는 21세 때인 1952년 한국전에 참전, 경기도 연천 인근 늙은머리 전투 등에 참여했다.

성 사무관은 카밀로에게 그의 할아버지를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어 공부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콜롬비아 톨리마시 경제개발부에 근무하다 지난해 3월 입국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어 실력은 쉽게 늘지 않았다.

고민을 듣고 성 사무관은 그자리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자처했다.

충남도 국제협력 및 통상 분야에서 오래 근무했던 그는 한류에 발맞춰 외국인을 교육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한국어 교사 2급 자격증을 따뒀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온라인 한국어 수업 모습.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조직위 제공

지난달부터 시작한 교육은 토요일 오후 1시간 동안 온라인 화상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국내 유학 중인 프랑스, 필리핀, 에티오피아 출신 참전용사 후손 3명이 교육에 추가로 참여했다. 충남과 울산시에서 연수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인도네시아 공무원 2명도 합류했다.

수강 인원이 늘자 교육도 매주 토요일 두 차례 나누어 진행 중이다.

카밀로와 그의 할아버지는 오는 10월 7일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성 사무관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걸고 싸운 참전용사의 후손에게 작으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교육을 시작했다”며 “참전용사 후손을 비롯, 더 많은 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9년간 도 국제통상과에서 근무하며 중국‧일본 위주의 지방정부 외교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등으로 넓히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노력으로 충남도는 행정안전부 국제협력 우수기관 첫 선정, 외교부 공공외교 우수사례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는 ‘케이-밀리터리(K-Military), 평화의 하모니’를 주제로, 오는 10월 7일부터 23일까지 17일 동안 계룡대 활주로 일원에서 진행한다. 세계평화관, 한반도희망관, 대한민국국방관 등 7개 전시관을 운영하고, 해외군악대 공연, 평화포럼, 병영체험 행사 등을 펼친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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