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격 공무원' 유족 고발인 조사.."민주당 말 조심" 비판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2022. 6. 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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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대준씨 유족, 서울중앙지검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
황희·윤건영 의원 실명 거론하며 "직접 구명조끼 입고 가보라"
尹대통령 편지 공개 "진실 마주하는 나라가 진정한 국민의 나라"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는 지난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들이 29일 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유족 측은 "수사 과정 전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며 "처음부터 월북이라고 낙인 찍고 저질렀던 범죄이기 때문에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부터 이씨의 형과 배우자 등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유족들이 지난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을 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가 있다며 고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유족 측은 고발인 조사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사 과정이나 증언, 수많은 정보 분석, 증언 등에 의하면 잘못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며 "이를 토대로 보면 처음부터 마치 월북이라고 낙인찍은 범죄에 해당한다. 모든 과정을 검찰에서 성실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정면 비판했다. 이씨의 배우자는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에 대해 "해경이 내놓은 증거들이 과대 포장되거나 조작되면서 부실수사임이 드러났다"면서 "월북이 아닐 수 있는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유가족을 상대로 항소까지 하며 은폐하려 했는데도 그들은 '팩트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 결과만 바뀌었다'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황희 의원 실명도 거론됐다. 이씨의 배우자는 "해양조사원에서는 해경에 표류분석 자료를 준 적이 없다고 했고, 표류예측시스템은 신뢰도가 떨어져 수사 결과에 활용할 수 없다는 기사가 나왔음에도 윤건영 의원은 기사도 보지 않는지 해류 분석으로 인위적인 노력 없이 그곳까지 갈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께 제안한다.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을 타고 인위적인 노력으로 직접 그곳 근처까지라도 가보시라"고 말했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가정사까지 거론하고 남편에게 사망 책임이 있는 듯한 발언까지 가책 없이 내뱉으며 인권침해를 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민주당 의원들의 2차, 3차 가해가 발생한다면 더는 인내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가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네가지 근거를 들면서 "해류를 분석한 것, 즉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그곳까지 도저히 갈 수가 없다"고 했다. 당시 해류에 대해서 4개의 국책연구기관이 조사했다고 한다.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사건 직후 황희·김철민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두 의원이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을 해주겠다고 회유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김철민 의원께서 '호남이니까 호남은 같은 편 아니겠느냐. 월북을 인정해라, 보상하겠다'고 했고, 황희 의원은 어린 조카들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월북을 인정하면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얘기는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기, 황희, 홍영표 의원. 윤창원 기자


유족 측은 윤 대통령이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씨의 아들에게 "국가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진실을 마주하고 밝히는 힘이 있는 나라가 진정한 국민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모든 국민이 진실의 힘을 믿고 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이제 스무 살, 인생의 봄날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ㅇㅇ군의 꿈이 우리 사회를 밝힐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편지는 지난 17일 이씨 아들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앞서 아들 이 군은 진실이 규명될 테니 잘 견뎌주길 바란다는 말에 용기가 생겼다며 이제는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히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윤 대통령에게 보냈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20년 9월 21일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다음 날 서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당시 해경은 대준씨가 실종된 지 8일 만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월북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지난 1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과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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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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