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자정 넘어 귀가"..'하우스 어텐던트'가 뭐길래
공연 1시간30분 전 근무 시작
30분전 관객 입장 '전투 모드'
하루 4시간 근무 긴장 못늦춰
개인 일정 잡기 쉽지 않고
퇴근후 야식 습관 '후유증'도
◆ 어쩌다 회사원 / 직장인 A to Z ◆
관객이 공연장을 찾는 순간부터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이들이 있다. 바로 티켓 수표, 객석 안내와 안전 관리, 관객 불편사항 해결 등 업무를 하는 '하우스 어텐던트'다. 관객이 최대한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남들보다 늦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2018년 6월 롯데콘서트홀 하우스 어텐던트로 입사해 5년째 재직 중인 김희선 씨(23)는 앞서 입사한 대학 선배의 추천을 받고 근무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씨는 공연 진행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했다.
김씨는 하우스 어텐던트 업무가 있는 날이면 공연 시작 4시간 전에 집을 나선다. 평일엔 오후 8시에 공연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날은 오후 4시에 집을 나서는 셈이다. 김씨는 공연장에 도착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그날 진행되는 공연 정보를 숙지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실제로 근무가 시작되는 건 공연 1시간30분 전부터. 모든 직원이 모여 공연 정보를 숙지하고, 공연 시작 1시간 전에는 객석 내 쓰레기가 있는지 확인하며 의자를 정리한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는 전투 모드다. 30명 안팎의 직원들이 18개나 되는 출입구를 통해 공연 시작 전에 모든 관객을 차질 없이 입장시켜야 한다. 공연장 문이 열리고 나서 예상치 못한 관객들의 문의사항에 대응하는 것도 하우스 어텐던트의 역할이다. 관객이 입장을 마치면 객석을 돌아다니며 휴대전화를 꺼달라는 부탁도 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일도 더해졌다.
하루 근무시간은 평균 4시간이다. 늦은 시간 퇴근하는 탓에 공연이 끝나고 객석 정리가 마무리되면 옷만 갈아입고 바로 공연장을 나선다. 김씨는 "30분 정도 정리를 마치고 나와서 버스를 타도 집에 도착하면 날짜가 바뀌어 있는 편"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공연이 주로 저녁에 열리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하루 일과를 보낼 수밖에 없지만, 남들은 느낄 수 없는 보람이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특별함이다. 김씨에게는 무대 뒤에서 공연자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김씨는 입사 4년 차인 지난해 하우스 어텐던트 팀장 격인 '헤드 어텐던트'로 승진했다. 유니폼 관리나 직원들이 근무할 때 알아둬야 하는 매뉴얼,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내용을 공유하기도 한다. 시급은 1만750원. 올해 최저시급과 비교하면 1590원 많다. 여기에 야간수당, 연장수당, 주휴수당 등은 별도로 지급된다. 공휴일에 근무하면 가산수당도 지급된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서 한국 젊은 연주자들이 주목받으면서 클래식 공연장에서 일하는 자부심이 더해졌다. 일하면서 마주쳤던 연주자가 상을 탔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씨는 "실력이 뛰어난 연주자가 공연하는 현장 한가운데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유익한 일이 많은 직업이지만 매번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씨는 "근무 스케줄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직업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 퇴근할 때 출근하는 탓에 지인과 약속 잡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밤늦게 퇴근해 야식을 먹게 된다는 점도 근무 후유증 가운데 하나"라고 토로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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