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터뷰②] '300경기' 바라보는 김수범, "저평가된 선수로 기억되고파"
[STN스포츠] 최병진 기자 = "저평가된 선수로 기억되고파"
축구는 11명에게 각자의 역할이 주어진다. 멋진 골을 기록하는 공격수처럼 화려한 위치가 있다면 팀의 목표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도 있다. 때로는 짧고 환하게 빛나는 별보다 조금 덜 빛나더라도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별이 빛나는 경우가 있다. K리그에도 그런 선수가 있다. 12년에 걸쳐 200경기라는 금자탑을 쌓은 김수범(31‧김포FC)을 STN 스포츠가 만났다.
김수범은 광주FC와 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쳐 호주 A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퍼스 글로리에 입단을 했는데 구단 최초 한국인 선수이자 첫 해외 진출이었다. 김수범은 "당시에도 부상 때문에 10개월 정도 훈련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에이전트를 통해서 제이콥 버스 단장이 저를 적극적으로 원한다고 들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고 컨디션도 좋아지는 상황이라 이적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도 놀랐다. 훈련을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도 아닌 해외 팀에 가는 걸 신기해했다. 당시에는 은퇴까지도 생각할 정도였는데 호주 쪽에서 먼저 치료도 해주겠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갔다. 첫 해외 이적이라서 적응하기 바빴다. 첫 한국인이라 잘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생각이었다. 리그 스타일 자체가 한국이랑 달라 피지컬적으로 힘들었다. 리그 템포도 빠르고 선수들이 힘도 좋다. 또 날씨까지 40도까지 올라가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해외 이적은 축구뿐 아니라 현지 생활과 문화에도 적응해야 함을 의미한다. 김수범은 호주 생활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만족할 정도로 좋았다. 호주의 여유 있는 문화가 좋았다. 당시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리그가 중단됐고 외출도 제한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문화를 경험했다는 것과 영어를 배웠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축구적으로도 다른 훈련 시스템을 겪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호주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수범은 2020년에 강원FC에서 활약했고, 2021년에는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다 올해 김포에 입단을 했다. 김수범은 김포 입단 상황에 대해 "이전에 몇 가지 선택을 잘못하는 바람에 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김포에서 연락이 왔다. 감독님이 전화가 오셔서 '사이드백 자리를 보강하려 하는데 쉬고 있다고 들었다. 와서 몸 만들고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김수범은 "감독님과 따로 인연은 없었는데 전에 화성FC에서 잠시 운동을 함께 했던 강철 감독님 친분으로 연락을 하신 것 같다. 연락이 오고도 고민을 많이 했다. 1부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2부 리그로 간다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생팀이고 쉽지 않은 상황이라 우려가 됐다. 하지만 이대로 축구를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프로 팀이니까 현실을 받아들이고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라고 밝혔다.
김포의 고정운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강조한다. 덕분에 홈 경기장인 김포솔터체육관는 열정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김수범은 "팀의 전체적인 힘이 다른 팀보다 약해 수비하는 상황이 많다. 공격적인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크게 생각할 겨를이 없다(웃음). 감독님은 아무래도 조직력을 위해 뛰는 양을 강조하신다. 공격수들한테도 수비적인 지시를 많이 하신다"라고 밝혔다.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기장이 아담한 편이다. 많은 관중이 아니더라도 아담해서 옹기종기 앉아있다 보니 응집력이 생기고 분위기가 빠르게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수범은 팀 내에서 베테랑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수범은 "팀에서 프로 경기를 많이 뛰어본 선수가 없다. 실력은 좋은데 경험이 부족한 모습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고참들끼리도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목표도 밝혔다. 김수범은 "당연히 1부 리그로 올라가고 싶다. 이후에는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하지만 선수를 오래 하고 싶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 300경기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300경기를 채우고 싶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수범은 "팬들에게 '저평가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저를 두고 알짜 선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한 자리에서 한 몫을 했던 선수라고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감사한 마음에 욕되지 않도록 선수로서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처럼 꾸준히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 [st&인터뷰①] '12년에 걸친 200경기' 김수범, "마냥 기뻤던 데뷔...마음을 아프게 한 부상"
STN스포츠=최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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