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의 딸마저 착각했다, 영화 '엘비스'의 그 목소리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가 되기 위해 1년 반 동안 준비한 배우가 있다. 7월 13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엘비스’에서 주인공 프레슬리 역을 맡은 오스틴 버틀러(30)다. 그는 28일 국내 영상 인터뷰에서 “다행히 촬영 전 1년 반의 준비 기간이 있었고, 별다른 일도 없었기에 노래 연습에만 집중했다”면서 “영화에서 프레슬리의 데뷔 초기인 1950년대 노래들은 100% 제 목소리”라고 말했다. 장편 상업 영화의 첫 주역을 맡은 버틀러는 프레슬리의 전매 특허인 뇌쇄적 표정과 골반 흔들기로 ‘하운드독(Hound Dog)’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 같은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엘비스’는 영화 ‘물랑 루즈’와 ‘로미오와 줄리엣’ ‘위대한 개츠비’ 등을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루어만 감독은 “프레슬리는 역사상 최초의 아이돌이자 오늘날 K팝 같은 대중문화의 창시자”라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처럼 감각적이고 현란한 편집은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루어만 감독은 “프레슬리의 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도 처음 영화를 보고 버틀러의 목소리를 아버지(프레슬리)의 음성으로 착각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트럭 운전사 출신의 무명 가수였던 프레슬리의 재능을 누구보다 일찍 간파하고 발탁했던 매니저 톰 파커 대령(톰 행크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내가 엘비스 프레슬리를 세상에 안겨준 사람이지. 나 없이는 엘비스도 없었어”라는 영화 대사처럼 파커 대령은 프레슬리를 전후 미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전설적 스타로 키워낸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입의 절반을 떼어 가는 비윤리적 관행과 도박 중독으로 논란을 빚었던 문제적 인물이기도 했다.
루어만 감독은 프레슬리와 파커 대령으로 상징되는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의 협력과 갈등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주제라고 했다. 그는 “비즈니스(사업)에만 무게를 싣다 보면 아티스트는 무너지고 만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갖지 못하면 파괴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종종 아티스트들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혹사 논란’을 빚는 K팝 시스템에 대한 언급으로도 들렸다. 그는 “한국의 많은 음악 관계자들과도 잘 알고 지내는데, 매니지먼트가 아티스트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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