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으로 가닥 잡는 가상자산 논의..금투협, 디지털자산거래소 TF 설립

권유정 기자 입력 2022. 6. 29. 16:27 수정 2022. 6.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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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도 추진 방향에 이목 쏠려
STO 규제 가능성에 제도권 대응 채비
음악저작권 증권성 판단이 전환점

새 정부 들어 제도권 금융시장의 가상자산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증권가에서는 증권성 여부를 기반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가상자산만을 다루는 별도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기보다는 가상자산을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구분해 증권형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적용 받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가상자산시장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보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공동취재

2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내부에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을 증권형 토큰(STO)과 비증권형 토큰으로 나눠 규제할 것에 대비한다는 취지에서다. 해외 사례 연구 등을 통해 향후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시 정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형 토큰(STO)은 주식처럼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이다.

아직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는 부산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부산시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기관 주도로 민간에서 약 75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까지 금융사 등으로 구성된 10여 개 컨소시엄이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르면 다음 달 사업자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가 세우려는 디지털자산거래소와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와 차이점도 증권형 토큰(STO)에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는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외에도 증권형 토큰(STO),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통합해 거래하는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감시기구, 상장평가기구, 예금보험기구 등 별개의 조직도 세울 예정이다.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루나·테라 사태 파장이 커지면서 제도권 시장의 가상자산 논의는 탄력을 받고 있다. 국회는 그동안 계류돼 있던 관련 법안을 토대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을 제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반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증권형, 비증권형 토큰으로 나눠서 접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증권형으로 인정받는 가상자산의 경우 기존 자본시장법을 적용 받게 된다.

앞서 올해 4월 금융당국은 음악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의 증권성을 인정했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저작권료 청구권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기존의 증권과 유사하다고 본 결과다. 당시 증권의 개념이 기존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에서 벗어나 저작권으로 확대되면서, 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추측이 있었다.

이 밖에도 한국예탁결제원이 증권형 토큰(STO) 플랫폼 구축에 나섰고, 증권사들도 블록체인 기업들과 손잡고 연달아 관련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예탁원은 이달까지 한국법제연구원과 가상자산의 제도적인 수용 방향을 연구하고, 올해 안으로 증권형 토큰(STO) 플랫폼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가상자산리스크협의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금감원을 비롯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준법감시인, 학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앞으로 매달 한 번 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리스크 대응 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첫 회의에서는 각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조치, 내부통제 현황 등을 발표하고, 전문가들이 보완 방안에 대한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가상자산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라는 주제로 열린 당정 간담회를 택했다. 이 원장은 “법령 제정이나 해석과 관련된 권한은 금융위에 있고, 저희는 정책적 기조를 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루나의 증권성을 살펴보고 있는데 금감원도 함께 증권성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도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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