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온 것도 모르지"..제2 연평해전 유가족 눈물에 장관도 눈시울 붉혀

정충신 기자 입력 2022. 6. 29. 16:20 수정 2022. 6. 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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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29일 오후 경기도 서해 해상에서 고 윤영하 소령의 동생 윤영민(왼쪽) 씨와 어머니 황덕희(가운데) 씨가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을 타고 해상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연평해전 ‘승전’ 기념식… 조천형 상사 모친 임헌순 여사 눈물

참전 장병 대표 이희완 중령 “여섯 용사 함성 아직도 귓가에 생생”

세계가 축구에 열광하던 20년 전 오늘 서해에서 북한군 기습에 맞서 싸워 승리한 이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해군은 29일 경기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제2함대사령부 지상에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전했던 참수리 357호 고속정이 전시됐다. 고속정 측면에는 전투 당시 날아왔던 북한군 총알에 맞은 흔적이 선명했다.

전시된 고속정 근처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제2연평해전 전적비가 눈에 들어왔다. 두 달가량 걸릴 보수 공사를 거쳐 ‘전승비’로 이름을 바꾸게 될 기념비다. 이 기념비 앞에서 참배 행사로 기념식 일정이 시작됐다. 해전에서 전사한 6용사의 유가족을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기념비 앞에 섰다. 차례로 헌화와 분향을 마친 이들은 기념비 뒤편으로 걸어가서 부조로 새겨진 6용사 얼굴을 어루만졌다.

고(故) 조천형 상사 모친 임헌순 여사는 돌로 만들어진 아들의 얼굴을 만지면서 “엄마 온 것도 모르지”라며 애닳는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임 여사 곁에 함께한 이종섭 장관 역시 눈시울을 붉히면서 “잊히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라고 아들을 떠나보낸 임씨를 위로했다.

승전 기념식 본행사는 제2함대사령부 충무관에서 열렸다.고 서후원 중사 부친인 서영석 유가족회장은 “벌써 20년 세월이 지났지만, 오늘 더욱 그립고, 여섯 용사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며 “국민은 장병과 군무원 여러분 덕에 생업에 종사하며 편안한 일상을 보낸다.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아들의 후배들을 격려했다.

해전 당시 357호정 부장으로 참전 장병을 대표하는 이희완 중령은 “제 가슴 속에는 아직 그날의 뜨거운 피가 용솟음치고, 목숨 바쳐 조국의 바다와 전우를 지켜냈던 여섯 용사의 함성이 제 귓가에 생생하다”고 돌아봤다. 이 중령은 “오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으며 그 어떤 적이라도 우리의 바다를 단 한 치라도 침범하는 순간 그곳이 곧 그들의 무덤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기념사에서 여섯 용사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들 가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며 “제2연평해전 영웅들이 이룩한 승리의 역사를 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련 법규를 개정해 추서·진급된 계급에 맞게 각종 급여와 예우를 지원하는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유가족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제2연평해전은 한 치의 바다도 적에게 내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목숨 바쳐 이뤄낸 값진 승전으로 자유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할 수 없는 강한 안보 태세 확립이 서해 수호 영웅들의 희생에 진정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군은 기존에 기념식이라고만 부르던 행사를 올해부터 ‘승전 기념식’으로 바꾸고 전적비도 곧 전승비로 변경하기로 하며 제2연평해전을 ‘승전’의 역사로 공식화했다.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쯤 북한 경비정 2척이 NLL을 침범, 우리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발발했다.

기습으로 정장 윤영하 소령, 조타장 한상국 상사, 사수 조천형 상사·황도현 중사·서후원 중사가 전사했고 의무병 박동혁 병장은 중상을 입고 치료받던 중 숨져 6명이 전사했다. 우리 해군이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북한군도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경비정이 화염에 휩싸인 채 도주했다. 참수리 357호정은 당일 예인 중 침몰했고 그해 8월 인양됐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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