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

박상원 기자 2022. 6. 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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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서 대학생들 여름방학 맞아 농활 참여
코로나19 이후 3년만..농민들 구인난 속 "활짝"
29일 오전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에 위치한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학생들이 호박 한줄 재배를 돕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농활(농촌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로망인데, 이번에 그 소망을 이루게 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29일 오전 10시 30분쯤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에 위치한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호박 한 줄 재배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호박넝쿨이 다른 곳으로 뻗어나가지 않기 위해 나뭇가지와 호박 줄기를 묶는 등 처음 해보는 작업이지만, 학생들은 이젠 제법 능숙해진 손길로 조심히 줄기를 다뤘다.

농가 주인들에게도 학생들의 방문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농민들은 웃돈을 주고도 마땅한 일꾼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9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 3월 2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강수량은 153.9㎜로 평년(285.8㎜) 대비 53.9% 수준에 그쳤다. 최근 한달간 강수량도 92.1㎜로 평년(119.5㎜) 대비 76.9%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농가 한 주인은 "중요한 품종은 일주일 안에 수확을 끝내야 하는데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줄어 소득이 감소하는 것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저녁 성공회대 1-2학년으로 구성된 대학생 170명이 농활을 위해 방문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코로나19 여파로 3년 동안 농활을 참여하지 못하는 등 수도권 출신들이 적지 않아 농가에 오자마자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럼에도 농촌을 이해하려는 학생들의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고 농가 주인은 전했다.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 2학년 김지호 씨는 "농활 초반에는 날이 더워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면서 직접 콩을 따고 둥근 바구니에 가득 찬 것을 보면 뿌듯함이 컸다"라며 첫 농활 소감을 밝혔다.

29일 오전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에 위치한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대학생들이 호박 줄기 유인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학생들은 농활을 하면서 무더위가 계속돼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값진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성공회대 신입생인 추윤희 씨는 "농가에서 수확하는 농산물 대부분을 기계로 작업하는 줄 알았지만, 거의 모든 작업들이 사람 손을 거쳐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농부들이 고생해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농활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공회대 2학년에 재학중인 김효은 씨도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반겨줘 좋은 추억을 쌓고 떠날 것 같다"라며 "많이 도와드리지 못하고 아쉽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농활에 참여하고 싶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23일 예산에 도착한 성공회대 학생들은 문예회관에서 발대식을 하고 신암면 등 예산농민회 측이 수요조사를 거쳐 배정한 농촌 현장에서 7박 8일간 농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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