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캠프 구하는 이재명, 잇따라 출사표 던지는 97세대..막 오른 민주당 당권 정면대결의 관건은?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윤승민 기자 2022. 6. 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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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경선판이 빠르게 짜여지고 있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당내 의원들의 반대에도 경선 캠프 사무실을 물색하며 사실상 출마 행보에 나섰다. 이에 맞선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인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도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거나 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 비이재명’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자 당내에선 전당대회 경선규칙 논쟁이 증폭되고 비이재명계 주자들 간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 안팎의 시선은 차기 총선 공천권을 놓고 사활을 건 당권 경쟁에 맞춰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대선·지방선거 등 잇따른 패배에 대한 반성·쇄신 없는 자리 다툼으로 비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두 달 남겨둔 29일 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전당대회 경선 때 사용할 캠프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당 소속 의원들을 만나면서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들어왔다. 상당수가 대선·지방선거 책임론과 대선 후보 보호 등을 언급하며 부정적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상대로 꼽혔던 친문재인계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의원의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이 의원이 사무실을 물색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히고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국회 안과 밖의 여론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여의도 내에서 이 의원 출마 반대 여론이 높아질수록 여의도 밖 당원들의 출마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르면 7월 초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최근 새로운 당내 대안세력으로 주목받는 97세대 주자들 중 처음으로 출마선언에 나섰다. 강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당대표가 돼 하나로 뭉치는 당을 만들겠다”며 “뼈를 깎는 혁신, 책임정치, 신뢰 회복을 통해 승리하는 민주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 외에도 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도 이번주와 다음주 초쯤 잇따라 출마 선언 회견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4명의 의원들은 전날 당내 주류 중 하나인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이인영 의원과 만나 출마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세대교체 움직임을 위한 역할을 결단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비이재명계인 이들의 도전은 향후 후보 단일화 등 합종연횡 가능성이 나오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로선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선이 유력하지만 친문재인계와 86그룹 등을 비롯한 비이재명계 전체가 단합할 경우 경선판이 술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비이재명계가 이 의원과 선거 패배 책임론, 당 혁신 등을 놓고 격돌할 경우 만만치 않은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 때문에 당내에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경선규칙 논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준위가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해 최고위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계파별로 유불리를 따지며 논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총선 공천권과 주요 당직 임명권, 최고위원 지명권 등을 배분하는 문제가 얽혀 있는 규칙 개정을 놓고 이 의원 측은 “현행대로 하자”는 의견이 많고, 비이재명계는 “집단지도체제 강화” 쪽을 주장하는 식이다.

다만 당 일부에선 자칫 지나친 진영 간 대결로 비화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숙제인 잇따른 선거 패배에 대한 혁신이나 쇄신·반성, 민주당의 비전·가치 회복 등이 실종된다면 민심 회복은 영원히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두·윤승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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