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이재용도 역부족..대만·네덜란드가 독점하는 첨단 반도체 시장"

최진주 2022. 6. 29. 1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의 핵심이 되는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를 대만 TSMC와 네덜란드 ASML 두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적했다.

신문은 "양사가 세계 반도체 제조는 앞으로도 ASML과 TSMC가 함께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특히 회로 폭 2나노미터 이하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설비 도입이 가시화했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려줬다"고 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SMC, 2024년 ASML의 최첨단 EUV 도입 공식화
최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양사 독점 공고화 
삼성, "양사 균열 노리지만 뜻대로 안 돼"
TSMC가 생산한 반도체. TSMC 제공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의 핵심이 되는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를 대만 TSMC와 네덜란드 ASML 두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네덜란드로 가서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2사 독점에 균열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손발을 맞춰온 양사의 연대가 견고해 역부족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29일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TSMC의 연구개발 담당 임원은 이달 중순 열린 TSMC의 기술 심포지엄에서 "ASML이 개발 중인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2024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제조에서 웨이퍼에 회로를 심어 넣는 데 쓰는 장비로, 회로 폭이 얇을수록 반도체의 성능과 생산량이 대폭 향상된다.

통상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회로 선폭이 10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인 최첨단 미세 공정에 주로 쓰이지만, ASML은 회로 폭이 2나노미터급인 차세대 EUV를 개발 중이다. TSMC는 바로 이 차세대 EUV 노광장비를 2년 후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양사는 EUV 노광장비를 개발하는 데도 오랜 기간 협력해 왔다.

신문은 “양사가 세계 반도체 제조는 앞으로도 ASML과 TSMC가 함께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특히 회로 폭 2나노미터 이하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설비 도입이 가시화했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려줬다”고 평했다.

사실 아이폰13 등 최첨단 IT 기기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제조에는 100% ASML의 EUV 장비만 사용되고 있다. 또 이 장비를 사용해 불량품 없이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조사 역시 세계에서 TSMC 1개사밖에 없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가 최근 두 업체가 독점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찮은 실정이다. 지난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네덜란드로 날아가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신문은 이 만남의 목적은 단 하나, “담판을 통해 EUV를 삼성에 조금이라도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삼성 총수의 방문에도 "두 회사의 연대를 무너뜨리기엔 부족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TSMC와 ASML이 오래전부터 EUV 개발을 함께해 오면서 깊은 유대를 쌓아 온 것이 이유로 지목됐다.

과거 1997년 미국 인텔은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첨단 EUV 장치 개발을 시도했지만, TSMC의 참여는 완강히 거부했다. 당시 굴욕을 당한 TSMC는 ASML을 파트너로 선택해 함께 EUV 개발에 매진했고, 결국 인텔은 이루지 못한 세계 최첨단 EUV 실용화를 성사시켜 2019년부터 첨단 반도체 양산에 투입할 수 있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노광장치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보였던 니콘 등 일본 장비업체도 미국 인텔과 보조를 맞추다 개발이 늦어져 '공멸'했고 결국 2개사의 독점 체제가 시작됐다.

신문은 이제 과거와 반대 입장이 된 TSMC가 ASML에 대한 인텔이나 삼성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첨단 반도체는 추후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서 필수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며 양사의 독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