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규제 완화에 대학가 반발 확산.."학생·가정에 책임 떠넘겨"

서한샘 기자 입력 2022. 6. 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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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등록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데 대해 대학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대학단체들은 29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생·가정에만 재정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와 대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학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10년 전도 지금도 여전하다"며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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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차관 "등록금 규제 완화 공감대 형성" 발언 후 후폭풍
"체감등록금 증가..자성, 감시 강화 없는 등록금 인상은 모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회원들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및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6.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정부가 최근 등록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데 대해 대학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대학단체들은 29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생·가정에만 재정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와 대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는 정부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언급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정해진다. 그러나 그간 정부에서는 등록금 동결·인하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등록금 인상을 규제해왔다.

10여년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온 대학들이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해당 규제를 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 차관의 발언 직후 대학가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자 교육부는 하루만에 "개선 방향과 시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전문가,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대학단체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대학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10년 전도 지금도 여전하다"며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학생들의 체감 등록금이 가중됐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이들은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물가 상승 때문에 생활비, 식비만으로도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졌다"며 "그간 대학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계절학기 등록금,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하고 성적장학금을 줄여왔기 때문에 체감 등록금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등록금 규제 완화로 대학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발상도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확대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논의가 몇 년째 지지부진한데 정부 차원의 개입과 지원이 없으니 대학은 다시 책임을 학부모와 학생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발언에 나선 배귀주 한국외대 상경대 학생회장은 "학내 사학비리와 회계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 규제를 완화하기 전에 대학이 등록금을 투명하게 사용해 운영하는지 감찰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이 상식상 맞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대학단체들은 현재 고등교육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책임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등록금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학 재정구조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일규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학교육은 보편교육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금은 등록금을 낼 수 있는 국민만 그 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헌법 위반"이라며 "대학들이 학교 운영을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정부 책임 구조로 바꿔나가는 것만이 헌법정신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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