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백·쿠페 아이오닉..왜 비인기 차종이 먼저 나왔나?
'해치백의 무덤'
한국의 자동차 시장을 이야기할 때 항상 나오는 표현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해치백 형태의 아이오닉5를 내놓은데 이어, 현대차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두 번째 차종을 '쿠페형 세단'을 출시한 것.
이는 현대차가 단순히 국내 시장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차를 내놨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북미 시장은 해치백의 인기가 여전하고,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이 대세지만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 층도 국내외에서 여전히 두텁다.
현대차는 29일 두 번째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6의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했다. 아이오닉6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 디자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를 채택했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기 위해 곡선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는 쿠페형 차량에 주로 쓰이는 디자인인데, 심미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차량 내부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이 있다. 국내 시장서 쿠페형 세단이 일부 고가 수입차를 제외하고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배경이다.
현대차는 플랫폼 기반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해 쿠페형 차량의 단점을 상쇄했다고 설명한다. 플랫폼 전기차는 배터리를 하부에 깔아두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와 달리 차량 내부 바닥이 평평하다. 엔진, 변속기 등이 들어갈 공간도 필요 없기 때문에 내부 공간을 넓게 디자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5가 외관상으론 투싼 크기지만, 휠베이스(축간거리)가 팰리세이드보다 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외에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사양도 전부 들어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에 처음으로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도 탑재했다. 충전 및 전원 온·오프, 음성인식 등 차량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조명으로 표시해주는 기능이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상단과 하단 각각 64가지로 도합 4096가지 조합을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로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산 수입차에 들어가던 기능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눈은 한국 밖을 향해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해치백, 쿠페는 국내에선 외면받지만 유럽·북미에서는 여전히 SUV만큼 대세 차종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은 신차 판매량이 170만대 수준으로 규모가 매우 작다.
현지 시장에서는 높은 판매량과 함께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유럽에선 지난달 기준 아이오닉5·EV6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총 5만3651대를 기록하면서 5만대를 넘어섰다.
미국에선 아예 블룸버그가 특집 기사를 냈다. 블룸버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을 '제2의 일론 머스크'로 비유하며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 Race)"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아이오닉5·EV6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에서만 2만1467대가 판매됐다. 미국 브랜드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하-E 판매고(1만5178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든 전기차 브랜드를 제쳤다.
블룸버그는 특히 현대차·기아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는 데 5개월이 걸렸지만 테슬라는 10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생산·판매 증가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향해 있다"며 "전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소비자 특성을 절묘하게 조합한 디자인의 전기차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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