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배 급등해 1억 넘은 '봉황도'..고미술의 반전
오일영 '봉황도' 1억3500만원 낙찰
MZ세대 고미술에도 관심 커져
40억 니콜라스 파티 출품 취소
신유년(1921년) 봄, 정재(靜齋) 오일영(1890~1960)이 '봉황도(鳳凰圖)'에 써내려간 문장이다. 세필로 그려진 두 마리의 봉황이 28일 서울옥션 경매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540만원에 시작한 경매가 수십차례 경합끝에 25배가 급등한 1억3500만원에 낙찰됐다. 전화 응찰자의 몫으로 낙점되자 장내에선 큰 박수가 나왔다.
정재는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오세창의 조카로, 1911년 3월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근대 미술기관인 경성서화미술원에 입학해 조석진, 안중식에게서 그림을 배우고 1914년 제1기생으로 졸업한 서화가다. 1920년 이용우와 함께 창덕궁 대조전 동쪽 벽에 '봉황도'를 그렸다. 왕과 왕비를 뜻하는 봉(鳳)과 황(凰) 10마리가 바다 구름 해 폭포 등과 함께 화려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은 현존하는 궁중벽화 6점 가운데 하나로, 2006년 등록문화재 제242호로 지정됐다. 정재는 채색과 먹을 적절히 조화시킨 산수화를 주로 그렸으며 장식성이 높고 화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출품작은 보관상태가 매우 좋은데다, 정재의 대표작인 '봉황도'를 소장할 수 있는 기회라 경쟁이 뜨거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재의 기존 최고 낙찰가는 1억2500만원이었다.
고미술 경매에서는 추정가 1000만~2500만원에 출품된 작자미상의 '구운몽도'도 5900만원에 현장 응찰자의 손에 들어갔다. 한국화의 양대 거장인 청전 이상범의 '춘경산수'(추정가 3800만~6000만원)는 6500만원, 소정 변관식의 '사계산수도'(추정가 1500만~2500만원)도 3000만원에 낙찰되며 추정가를 넘어섰다. 고미술 부문 낙찰률은 90.6%, 낙찰총액도 10억2080만원을 기록하며 경매를 이끌었다. 이날 고미술 낙찰자 중에도 다수는 현장에서 응찰한 MZ세대였다.
60여 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되는 박수근의 '유동'(24.5×19.2㎝)은 추정가에 턱걸이한 5억원에 낙찰됐다. 이날 국내 작품 최고가로 20억에 출품된 이우환의 100호 대작 '점으로부터'는 주인을 찾지 못했고 150호 '바람으로부터'는 13억5000만원에, 50호 '선으로부터'는 9억원에 낙찰되며 이 날 경매의 최고가 기록을 썼다. 모처럼 시장에 나온 권진규의 테라코타 흉상 '혜정'은 2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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