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극장가! 송강호·박해일·류준열→감독 이정재..빅매치 준비중 [상반기 영화계 결산②]
이렇듯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풍전등화 신세였던 극장가는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를 시작으로,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5년 만에 후속작으로 다시 돌아온 '범죄도시2'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 전환 이후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후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관객들의 발걸음은 다시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28일 기준 2022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199만 1621명으로, 6월이 다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지난해 총 관객 수를 훌쩍 넘어섰다.
이 가운데 올 여름 극장가에서 제대로 맞붙을 빅4(BIG) 라인업이 완성됐다. 연중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7~8월을 맞아 관객들을 찾는 네 편의 작품 모두 2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내로라하는 감독, 배우들이 총출동해 뜨거운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CJ EN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까지 4개 배급사가 등판을 결정했다.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헌트'(감독 이정재)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가장 먼저 개봉하는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장을 연데 이어,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준 '타짜'(2006),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2009), 연달아 천만 흥행을 기록한 '도둑들'(2012)과 '암살'(2015)까지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외계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제가 좋아하는 한국 도술의 세계와 SF적인 세계가 만났을 때의 이질적인 결합이 주는 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최동훈 감독은 5년 전부터 '외계+인'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그는 고려와 현대 그리고 인간과 외계인의 만남이라는 이질적 소재를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그려냈으며 '외계+인'을 통해 첫 시리즈물 연출에 도전해 1부와 2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다.
여기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까지 화제성과 신뢰도를 겸비한 대한민국 대세 배우들이 뭉쳐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훈 감독은 "청춘의 마지막을 이 영화에 바쳤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기는 했는데 그만큼 즐거웠다. 관객과 상상력을 교환하고 싶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국난 속에 출현한 영웅 '이순신'의 전쟁 초기 모습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영화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을 촬영할 당시부터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대서사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고, 그 두 번째 작품이 바로 '한산: 용의 출현'이다. 앞서 개봉한 '명량'(2014)은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히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명량'에서 최민식이 그린 이순신 장군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박해일이 젊은 시절 이순신 장군 역을 맡는다. 김한민 감독은 "임진왜란 초기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으로서의 이순신은 어떤 느낌일지 많이 고민했다. 배우 박해일을 캐스팅한 이유에도 그의 눈빛 속에 지혜로운 이미지가 묻어 나서였다. 징비록에 장수 이순신을 묘사한 내용 중 '영명한 눈빛이 마치 선비와 같았다'라는 부분이 박해일 배우를 떠오르게 만들었다"고 캐스팅 배경을 전했다. 여기에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까지 두 세대를 뛰어넘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들이 캐스팅돼 완벽한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8월 개봉하는 '비상선언'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개봉이 두 번이나 연기된 이후 드디어 관객들을 찾아온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의문의 남성이 비행기에 탑승한 이후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원인불명의 증상으로 고통을 받다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한 탑승객을 시작으로, 비행기 내부의 모든 탑승객들은 일대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미 이륙한 비행기라는,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한 혼돈의 상황은 불가피한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면면을 조망할 예정이다.
'비상선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역시 '꿈의 캐스팅'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개성과 매력,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완벽한 몰입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 한재림 감독은 "워낙 뛰어난 연기자들이었기에, 움직이는 세트에 맞게 자연스러운 감정과 연기들이 나왔다. 세트가 40%의 역할을 했다면, 승객 캐릭터들의 연기가 나머지 60%를 꽉 채우며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도연 또한 "당연히 천만 관객을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개봉에 앞서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어, 3천여 명의 관객들로 가득 찬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은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를 넘어 글로벌 배우로 발돋움한 이정재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정재는 무려 4년간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하며 작품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들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면서도 기존의 한국형 첩보 액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화려한 액션을 겸비한 대중적인 장르물이면서도 인물들의 심리전을 긴장감 넘치고 섬세하게 다루고자 한 것. 시나리오에 오랜 공을 들인 이정재는 주변의 제안과 응원에 힘입어 직접 연출에도 나섰다. 특히 캐스팅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오랜 경험을 살려 배우들과 현장을 지휘하면서도, 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치를 자랑하는 전문가들과 협업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정재는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정우성과 조우해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더한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숨 막히는 심리전, 화려하고 다채롭게 채워낸 밀도 높은 액션으로 2022년 가장 완벽한 첩보 액션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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